◎찬성땐 열세 자인셈… 국민감정도 부담/반대땐 유럽·아프리카표 대거 이탈 우려/기권땐 “입장 애매모호” 눈초리 감수해야【취리히=전상돈 기자】 「찬성이냐, 반대냐, 아니면 기권이냐」
FIFA 부회장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은 31일의 FIFA 집행위원회를 앞두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레나르트 요한손이 이끄는 유럽축구연맹이 당초 공언대로 공동개최 문제를 집행위 정식안건으로 상정, 관례대로 거수로 표결에 들어갈 경우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가 고민인 것이다.
정회장은 아벨란제 FIFA 회장에 대항하는 유럽측의 주장에 동조, 찬성표를 던진다면 유치 후보국으로서 위신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열세를 자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다 또 공동개최를 찬성해도 아벨란제와 일본의 강력한 반대 등으로 볼 때 실현여부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감정이 일본과의 공동개최를 원치 않는다는 점이 공동개최가 확정되더라도 정회장에게는 큰 부담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월드컵 유치의 큰 지지세력인 유럽이나 아프리카쪽의 기대를 저버리고 우리 생각대로 단독개최를 주장할 수도 없는 처지다. 유럽이나 아프리카표의 이탈은 바로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유치당사국 집행위원이라는 이유로 기권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동안 단독개최를 고수해온 일본에 비해 다소 애매한 태도로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유럽쪽의 따가운 눈초리도 의식해야 해 정회장의 고민은 풀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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