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정당 없어 캐스팅보트 행사 가능이번 이스라엘 총선의 사실상의 승자는 러시아 이민 유대인들로 구성된 바알리야당과 「제3의 당」 그리고 종교적 색채를 띤 샤스와 국가종교당 등 군소정당들이다. 노동당과 리쿠드당이 총리직을 놓고 첨예하게 맞붙은 고래싸움의 와중에서 이들 군소정당은 적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의석수를 확보하는 실리를 챙긴 것이다.
노동당과 리쿠드당은 44석과 40석에서 각각 10석과 9석이 줄어든 반면 의석이 없던 바알리야당과 제3의 길은 일거에 7석과 4석을 획득했다. 어느 당도 과반의석을 획득하지 못한 상황이기때문에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 온 샤스·바알리야당·제3의 길 등은 몸집에 비해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5석정도를 기대했던 바알리야당의 나탄 샤란스키 당수는 이번 총선결과를 「기적」이라고 반기면서 『누구와도 협상할 수 있다』며 부여된 캐스팅 보트 역할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태세다. 정통 유대주의 정당인 샤스와 국가종교당도 4석씩 늘어난 10석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역시 정국운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젤불룬 하머 국가종교당 당수는 『교육장관에 한 발 다가섰다』고 말하며 일찌감치 각료직 배분을 연정참여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평화협상을 지지하는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의 정당인 아랍민주당과 하다쉬도 의석을 2석가량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군소정당 모두가 약진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총리직선제로 군소정당들의 입김을 누그러뜨리려던 개정 선거법의 취지와는 반대로 유권자들이 총리후보에 대한 투표를 마친 다음 부담없이 군소정당들에게 표를 던져 이같은 역설적인 결과가 초래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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