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불가능한 오지나 도로서 비상상황 발생시/햄 동호인이 사고 알리면 서비스차 출동시켜/현대자동차,서울·수도권지역 대상 국내 첫 실시회사원 김모씨(46·서울 관악구 봉천동)는 최근 가족과 함께 주말나들이를 나섰다가 곤욕을 치를 뻔했다. 모처럼의 연휴를 그냥 보낼 수 없다는 가족들의 성화에 서둘러 출발하느라 미처 차량점검을 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토요일 상오인데도 경부고속도로 진입로는 서울을 빠져나가려는 차량들로 가득 했다.
간신히 고속도로로 접어들었지만 궁내동 톨게이트에 진입하기 직전 갑자기 차가 멈춰 선 것이다. 갓길로 차를 빼낸 뒤 보닛을 열고 샅샅이 살폈으나 고장난 곳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현대자동차써비스(주) 종합상황실. 이곳에 설치된 아마추어무선통신(햄) 기지국에 김씨의 사고소식을 전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수신됐다. 톨게이트로 진입하던 햄 동호인이 사고차량을 목격하고는 자신의 차에 탑재된 무선기로 상황실 기지국에 사고소식을 알려온 것이다. 상황실 직원은 사고차량의 위치를 확인한 뒤 즉시 양재동 만남의 광장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서비스차량을 무선으로 호출했다.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던 김씨 가족들이 비상등을 켜고 달려온 긴급출동 봉사차량을 만난 것은 불과 사고발생 10여분만이었다.
최근 국내 최초로 실시중인 현대자동차써비스의 아마추어무선통신을 이용한 긴급출동 서비스를 가상해본 것이다. 이 서비스는 전화통신이 불가능한 오지나 도로상에서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햄 동호인이 사고소식을 알려오면 근처의 서비스차량을 긴급출동시켜 정비해 주는 제도다.
현대자동차써비스는 이를 위해 아마추어 무선국 허가를 취득하는 한편 본사 종합상황실에 기지국을 설치했다.
현대자동차써비스는 우선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긴급출동 서비스를 실시한 다음 성과가 좋을 경우 전국의 햄 동호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계획이다.
기지국에는 전리층을 통해 장거리 교신을 할 수 있는 극초단파(HF) 무선장비를 갖춰 해외의 햄 동호인과도 교신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써비스는 햄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5월 한달동안 햄과 무선통신을 통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햄 동호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10여명의 직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긴급상황이 발생할 때 햄서비스를 받으려면 호출부호 「DSOBL」로 무선송신을 하면 된다.(02)703―8204
기지국운영 책임자인 판촉정비부 긴급봉사반의 남강희씨(30)는 『햄은 국내 전지역은 물론 해외와도 교신할 수 있고 통신상태가 양호한 장점이 있다』면서 『햄을 이용한 서비스는 차량고장뿐 아니라 각종 범죄와 대형사고 발생때 인명구조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도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무선국 허가 어떻게/심청서류 개인·가족·단체국 별로 구분
햄 면허가 있다고 해서 아무 무선기기나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용하는 무선기기에 대해 별도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햄국가고시에 합격해 아마추어 무선기사 면허증을 획득하더라도 구입한 무선기기에 대한 허가절차를 밟아야 한다. 해당 체신청의 전파국 민원실에 신청서를 내면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허가신청 서류는 개인국과 가족국, 단체국에 따라 달라진다. 집 차량 휴대용등 무선기기를 모두 갖추고 싶으면 3번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서류는 허가신청서와 시설 개요서및 공사설계서, 무선국 표시약도, 공중선설 계약도, 기기계통도, 무선기 출처증명서류, 통신보안 교육필증 사본, 아마추어 무선사자격증사본 등 8가지가 필요하다.
허가신청서와 공사설계서는 체신청 전파국이나 연맹 지부 등에서 구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본인이 준비해야 한다. 통신보안교육은 한국무선국 관리사업단이나 지부에서 매월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에서도 매월 세번 째 토요일 하오 1시에 실시중이다.
휴대형 무선기기를 신청할 때는 허가신청서와 공사설계서, 기기출처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차량용은 무선국표시 약도 대신 차량등록증이나 차량검사증 사본을 첨부해야 한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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