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변혁 능동대처 절실/신인포함 개혁의욕 고무적/3김대리전 전락·대선갈등 우려도15대 국회가 30일 시작, 2000년 5월29일 임기가 마감된다.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여는 역사적 국회인 것이다.
한 세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시기는 필연적으로 거센 변화의 물살에 휩싸이게 마련이다. 특히 20세기말은 공산주의 붕괴, 냉전종식, 치열한 경제전쟁, 경제국제질서의 재편이라는 거대한 변혁의 흐름을 타고있다. 국내적으로도 군부독재정권의 종식, 민주의식의 확산, 경제적 성장, 한반도정세의 급변 등의 변화가 전개되고있다.
15대 국회는 바로 이런 변화를 담아내야할 시대사적 의무를 안고 출범하고있다. 한편으로는 명확한 상황인식과 목표설정으로 국운상승을 주도해야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변혁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치권 스스로의 개혁을 도모해야한다.
이런 관점에서 15대 국회의 긍정적인 예고지표들이 있다. 여느때보다 많은 정치신인들, 전문가출신 의원들이 새 정치에 대한 의욕을 키우고있고 중진의원들도 변신을 시도하고있다. 또한 깨끗한 정치, 대안있는 의정활동, 지역할거타파 등의 명분이 정치현장에 접목되고 있다는 사실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15대 국회의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개원정국의 파행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듯 한국정치는 여전히 소모적 정쟁, 보스들의 힘겨루기라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의 독주,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요약되는 정치행태는 수십년간 반복된 악습이지만 15대 국회개원을 앞두고도 재연되고있다. 또한 「깨끗한 선거」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15대 총선은 금품·비방의 란전으로 치러졌다는 이중성은 15대 국회의 전도를 어둡게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더욱이 내년 12월18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있어 대립과 갈등의 정치가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될 소지마저 있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김종필 자민련총재 등 이른바 3김씨가 양보없는 대결을 벌이고있어 15대 국회가 3김씨간의 대리전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뿐만아니라 15대 국회는 내년 대선을 전후해 정계개편의 혼돈에 휘말릴 공산도 크다. 대선을 앞두고 여권이 후보선택을 둘러싸고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고, 야권이 DJ―JP의 연대, 제3의 대안모색 등 다양한 상황에 흔들릴 수도 있다. 대선 이전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할지라도 대선 이후에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정계의 이합집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15대 국회는 기대와 우려의 경계선상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정치통합, 정치개혁의 흐름도 거세지만 반목과 갈등, 분열의 장벽도 만만치않은 것이다. 대선 등의 정치일정, 대권경쟁 등을 놓고보면 불안정한 측면이 오히려 많다. 따라서 15대국회가 역사적 의미만큼 내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정치보스들의 대권경쟁이 절제돼야하고 의원 개개인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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