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개최여부포함 결정적 영향/아벨란제 집중공략에 한국 긴장【취리히=전상돈 기자】 아프리카가 막판 변수로 등장했다.
6월1일의 2002년 월드컵유치 결정을 앞두고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고요한 겉모습과는 달리 한일 양국의 막판 표다지기 경쟁이 물밑에서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노골적으로 일본을 지원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아벨란제회장이 그동안 한국지지표로 알려진 아프리카지역 집행위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어 아프리카표 3장의 향배가 월드컵유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벨란제회장은 취리히에 오기전 지난주 제1회 쉘움브로 카리비안컵 국제축구대회가 열리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수일간 머무르며 자신의 근거지인 미주대륙연맹위원들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아프리카지역 집행위원들을 달래는데 온 힘을 쏟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벨란제회장은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모인 8명의 집행위원(정몽준부회장 포함, 9명)을 상대로 막판 표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26일 이곳 취리히에 어느 집행위원보다도 먼저 도착, FIFA관계자들과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유치 관계자들은 집행위원들의 「트리니다드 회동」과 아벨란제의 「조기 도착」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모였던 집행위원은 중미 2명, 남미 2명, 아프리카 3명, 아시아 1명으로 상당수가 「친 아벨란제계」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카메룬의 하야토, 튀니지의 슬림 알로우로우, 모리셔스의 람 루히등 아프리카 집행위원들은 그동안 한국의 각별한 관리를 받아왔기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아프리카연맹위원들은 아벨란제의 반대편에 서서 FIFA 개혁을 부르짖는 유럽연맹의 「한일공동개최」안에 동조해 왔다.
따라서 월드컵유치전의 막판 구도가 한일공동개최를 주장하는 유럽중심의 FIFA개혁파와 단독개최를 고집하는 아벨란제회장파의 맞대결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이 아벨란제회장의 호소로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갔고 아벨란제회장과 극비로 만났다는 것은 한국측에 긴장감을 줄 만한 일이다. 더욱이 아벨란제회장은 『(단독)개최 능력이 없는 국가는 유치신청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공동개최 주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현재 취리히에서 집행위원들과 연쇄 접촉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아벨란제회장이 31일로 예정된 유럽축구연맹(UEFA)의 공동개최안에 대응할 예상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 첫째는 자신의 주장대로 단독개최를 고수, 6월1일 투표를 강행하는 것이며 둘째는 공동개최안을 받아들이고 7월3∼4일 총회에서 공동개최를 허용하자는 규정 변경안을 무산시키는 것이다. 셋째는 유럽과 타협하여 공동개최를 수용하되 2006년부터 적용시키고 2002년은 단독개최로 결정짓는 것이다.
현재 「1개국 개최원칙」에 찬성하는 위원은 아프리카지역을 제외하고는 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따라서 31일 집행위원 8명을 보유한 유럽연맹이 공동개최안을 상정하지 않거나 상정하더라도 토의끝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표대결이 벌어질 경우 아프리카위원들이 대세를 결정할 수 있다.
◎취리히 유치전 이모저모/정 회장 투숙호텔 전격 변경/“호랑이굴 가자” 아벨란제와 같은 곳 선택/“요한손,공동개최안 내일 상정” 현지분석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스위스에 도착한 27일 밤 취리히 공항에는 한국기자의 3배가 넘는 많은 일본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정회장이 공항에 도착하자 한국쪽에서는 TV 카메라 1대와 10여명의 기자가 나왔으나 일본에서는 TV 카메라 6대와 약 40명의 기자들이 취재에 나서 대조.
○…정몽준회장은 당초 계획과 달리 투숙 호텔을 전격적으로 변경.
취리히에 도착하기 직전까지 제1회 쉘움브르 카리비안컵 대회가 열린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유치활동을 벌인 정회장은 아벨란제 FIFA 회장이 세과시를 위해 남미축구 관계자 50여명과 함께 사보이호텔에 투숙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호랑이굴」에서 정공법으로 맞서기로 하고 사보이로 옮긴 것.
○…아벨란제회장의 라이벌인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회장이 월드컵 공동개최 문제를 31일 FIFA 집행위원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분석.
○…아벨란제 회장은 제1회 쉘움브로 카리비안컵 대회 참관차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모인 9명의 집행위원중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을 뺀 나머지 위원들에게 눈물로 지지를 호소했다는 후문.
○…한국의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염원하는 엽서 1백20만장이 28일 취리히 공항에 도착. 2002년 로고가 새겨진 셔츠를 입은 「1백만 엽서 보내기운동본부」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서울에서 온 엽서들은 개최지 결정 투표이전에 FIFA에 전달될 예정이다.<취리히=전상돈 기자>취리히=전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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