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까진 확인 어려울 것” 간접시인/“금메달 못따 처벌 두려워 망명” 동기밝혀/북 대표단 대회후 장기체류 “뒷수습 징후”북한과학자 망명소식이 전해진 29일 밤 관계기관은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 철야 비상. 관계기관은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신중한 반응이었지만 망명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은 북한과학자의 망명사실이 보도되자 외교상황실을 통해 보도경위및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청와대의 관계자는 『북경 대사관은 물론 관계기관으로부터 일절 보고가 없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또다른 소식통은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게 공식입장』이라면서도 『정치적 망명사건같은 미묘한 사항을 확인 해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당사자의 신변안전과 외교적관계등을 감안하면 공식발표가 있을때까지 사실확인이 어려울것』이라고 망명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북한 과학자망명 보도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외무성 관계자들은 확인을 요구하는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노코멘트』라고만 말하고 자리를 피했는데 일본 관리들의 이러한 언행은 통상적으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음을 시인하는 것이다.
한 고위관리는 『북한 과학자가 한국에 신병이 인도됐다면 잘 된 일 아니냐』며 망명사실을 간접 시인했다.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측은 29일 북한 과학자가 일본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아는바 없다』고 밝혔다. 정종욱 대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그런 사람이 한국대사관에 온 적도 없고 그런 일도 없으며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홍준공사도 사실 확인 요청에 『아는바 없다』고 부인했다.
북경주재 일본 대사관측 역시 사실확인 요청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만 말했다.
○…북한은 14일 관영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제24회 제네바 국제발명및 신기술전람회」에 참가했던 대표단(단장 정수현)이 평양에 무사히 귀국했다고 보도했으나 참가 과학자의 명단과 망명사실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대해 정부의 한 소식통은 『해외에 파견된 북한의 대표단이 대회가 끝난지 20일이 가깝도록 현지에 체류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정수현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대표단이 과학자의 망명사실을 알고 이를 저지하는등 뒷수습을 위해 귀국을 지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망명한 과학자가 『금메달을 타지 못해 처벌이 두려웠다고 망명동기를 밝힌 것으로 보아 북한대표단 내부에서 불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망명과학자는 대회가 끝난 4월28일 스위스에서 일행과 떨어져 다음달7일까지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북경=송대수·도쿄=신윤석 특파원·장인철·김병찬 기자>북경=송대수·도쿄=신윤석>
◎스위스 발명전 4월19∼28일 개최/북 대표단 10명·한국은 17명 참가
망명 북한과학자가 참가한 스위스국제발명 및 신기술전람회는 스위스의 민간단체가 주최하는 세계적인 대회로 우리나라와 북한은 최근 10여년간 매년 참가해 왔다. 4월19일부터 28일까지 열린 24회 대회에 우리나라는 특허청의 선발과정을 거친 17명이 참가, 금상 3개, 금은상 2개, 은상 7개등 16명이 17개의 상을 받았다.
올해 대회에 참가한 북한측 대표는 남자 9명, 여자 1명등 모두 10명이었다. 다음은 이들 명단과 참가작이다. ▲오송철(종파암 온열치료제) ▲신길식(알루미늄관 연결나사 제조법) ▲정갑렬(전극체계) ▲림수열(공예품초정밀주조법) ▲리세일(지문체질 진단체계) ▲김룡환(돌화상조각로봇) ▲현광호(천연촉진제) ▲안잉웅(은수석) ▲리룡수(무솔발전기) ▲리선아(여) 등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만약 전시회 참가자가 망명을 신청했다면 이들 가운데 한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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