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각민족음악·미 대중음악 망라 31일·1일 공연/실험·고발정신 깃든 「현의 감동무대」 국내팬에 선사구도적 자세로 전세계에 현대음악을 전파하고 있는 미국의 크로노스현악4중주단이 처음 한국을 찾았다. 「크로노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시간의 신. 음악을 통해 시대정신을 전한다는 점에서, 또 음악은 시간을 설계하는 작업이란 점에서 연주단의 이름도 큰 상징성을 지닌다. 이들은 진지한 실험정신을 토대로 세계의 민족음악과 미국 대중음악등 다양한 음악적 자산을 흡수해 녹여낸다. 내한공연은 현대음악에 낯선 우리 풍토에 신선한 충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31일 하오8시 예술의전당 음악당·6월1일 하오4시 토탈미술관).
데이비드 해링턴(리더·제1바이올린), 존 세르바(제2바이올린), 조안 장르노(첼로), 행크 듀트(비올라). 모두 정통 클래식교육을 받은 뛰어난 연주자들이다. 그러나 연주방식이나 옷차림은 이탈적이다. 메탈그룹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 점 때문에 이들의 음악적 깊이가 부정되지는 않는다. 전세계 작곡가들이 이들을 위해 작품을 써주고 있다. 초연한 작품만 300곡 이상이고 앞으로 초연할 악보도 수북이 쌓여 있다.
현대음악을 어렵게 여기는 통념에 대해 해링턴은 음악을 듣는 데 박사학위가 필요한 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아름답고 흥미로운 음악을 연주하려 애씁니다. 우리는 비일상적 소리를 포함한 많은 다른 소리를 한 데 모아 음악을 만듭니다. 그런 작업 자체가 아주 극적입니다』
이들은 왜 끝없이 소리를 실험하고 탐구할까. 해링턴의 대답은 이렇다. 『한 종류의 음악이란 없다. 세계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흥미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음악도 그리 될 것이다. 세계의 다양한 음악은 그 자체가 우리 인생에 의미가 있다』. 이들은 전쟁 기아 에이즈등 현대의 고민을 음악으로 담는데 열심이다. 베트남전의 참상을 고발한 조지 크럼의 「블랙엔젤스」가 수록된 이들의 동명 음반은 명반으로 꼽힌다.
이슬람음악을 새롭게 해석하는 아제르바이잔 작곡가 프랑기스 알리자데, 아르헨티나 신탱고음악의 대표자 아스토르 피아졸라, 한국 작곡가 진은숙, 아프리카의 대표적 작곡가 함자 엘 딘, 미 재즈연주자 겸 작곡가 존 존, 현대음악의 대가 헨릭 고레츠키등의 작품을 31일 연주한다. 1일은 필립 글래스등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모두 크로노스를 위해 쓰여진 작품이다. 738―4012<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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