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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42번가」(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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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42번가」(공연리뷰)

입력
199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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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합작 성공적” 연기·무대 훌륭/감동은 덜했지만 풍성한 볼거리 제공브로드웨이 42번가와 서울은 가깝고도 먼 거리에 있었다. 본격적인 한·미합작 뮤지컬 「42번가」(6월30일까지 호암아트홀)는 기대했던 만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배우들의 실력을 실감케 했다. 반면 감동은 덜했다. 너무 미국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삼성나이세스의 미국측 파트너인 트로이카사의 연출가 마이클 맥페든이 말했듯 이 작품은 한 편의 훌륭한 「쇼」였다. 브로드웨이를 상징하는 42번가를 배경으로 극과 극중극의 뮤지컬이 교차하면서 시골처녀가 스타로 급부상하는 스토리전개와 화려한 장면만들기가 어우러졌다. 다양한 무대연출과 단순하지만 깔끔한 무대전환, 짧은 한 장면을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은 의상등이 즐겁다. 공간의 제한으로 스펙터클한 장면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무엇보다 기량있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경험한 즐거움이 컸다. 국내의 몇 안되는 뮤지컬전문배우들이 총집합했다고 해도 좋을만 했다. 조역들도 개성이 살아 있었고 코러스의 호흡도 훌륭했다. 배우들은 『탭댄스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최대한 원음에 가깝게 재생시킨 컴퓨터음악시스템등 무리없는 음향기술도 돋보였다. 그러나 신데렐라꿈을 그린 줄거리는 구태의연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기에 유행했던 가발 소품등은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20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한 삼성나이세스가 이번 성과를 국내 창작뮤지컬로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 더욱 기대된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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