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실종” 대부분 육류만 싸와 열량 과잉/인스턴트 재료가 70% 영양섭취 불균형우리 아이들의 도시락이 너무 기름지다. 고단백 고지방 반찬이 주종이고 야채를 찾아보기가 어려워 영양의 균형을 잃고 있다. 반찬의 종류도 1∼2가지 뿐이다. 주식도 흰 쌀밥 일색이다. 이같은 도시락 식단에서는 고른 영양섭취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9일 서울 Y중 1학년 4반 점심시간. 전체학생 38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0여명이 도시락 반찬으로 야채를 전혀 싸오지 않았다.
야채를 주된 반찬으로 싸온 학생은 단지 2명 뿐이었고 나머지는 영양섭취의 목적보다는 입맛 조절용 보조 반찬으로 채소를 싸왔다.
훌륭한 야채 반찬으로 과거에 도시락의 단골메뉴였던 배추김치 깍두기 오이소박이 김치볶음 등 김치류를 가져온 학생은 10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의 도시락을 차지한 주된 반찬은 고단백 고지방 음식들이었다. 돈가스 햄 계란 감자튀김 소시지 고기완자 등 고단백 고지방 반찬을 싸오지 않은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이같은 메뉴가 주 반찬인 경우가 80%를 넘었다.
『고단백 고지방 반찬을 주로 먹기 때문에 점심식사의 총열량이 적정수준인 8백㎉를 넘는 학생이 30∼40%에 이른다』는 것이 이 반 학생들의 도시락을 둘러본 서울시교육청 학교급식담당직원 김희성영양사(27·여)의 지적이다.
김영양사는 『고단백 고지방 재료는 열량을 줄이기 위해 삶거나 석쇠에 굽는 조리법이 좋은데 대부분이 기름에 튀기거나 후라이팬으로 구워 열량과다에 일조한다』며 『70% 정도가 인스턴트 재료를 이용한 것이어서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칼슘 부족도 문제였다. 성장기에는 멸치볶음 쥐포볶음 우유 등이 필요한데 이같은 반찬을 싸온 학생은 5명 뿐이었다.
반찬 가지수는 70%가 1∼2종류였다. 고른 영양 섭취를 위해 최소한 3종류 이상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김영양사는 조언했다.
주식은 60%가 쌀밥이었다. 비타민과 무기질의 섭취를 위해 콩이나 보리 현미가 섞인 밥이 좋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영양사는 이 반에서 가장 잘 된 식단으로 「쌀밥 우거지국 깻잎나물 고기완자」「현미밥 계란장조림 갈비 고추멸치조갯살볶음」「보리밥 새우튀김 옥수수볶음 오이 토마토」를 싸온 도시락 3개를 꼽았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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