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게 일한것이 승진 비결”/부동산 개발사업 깔끔한 일처리로 정평/밤12시 귀가 예사… “결혼안한것이 다행”간부급 인사에 소수계를 좀처럼 등용하지 않는 워너 브러더스사에서 최근 부동산 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임명된 이미혜씨(38)는 『직무 자체에 매력을 느껴 신명나게 일한 결과일 뿐』이라고 승진배경을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아시아계로는 유일하게 워너 브러더스사 부사장에 발탁된 이씨는 놀랄만큼 일처리가 돋보인다는 평을 주위로부터 듣고 있다.
실제로 그는 워너 브러더스사의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된 모든 업무에 참여하면서 「20년 마스터플랜」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있다. 특히 LA 인근 버뱅크에 있는 10여만평의 부지에 사무실, 방음 스튜디오, 주차장등 거대한 건물을 신축하는 「20년 마스터플랜」의 사업허가를 1년만에 받아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회사 고위층은 이를 두고 「워너 브러더스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승진인사를 발표한 댄 가르시아 수석부사장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남성을 능가하는 추진력에 원만한 인품까지 갖춘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정부로부터 각종 인허가권을 따내고 환경과 교통, 지역사회의 여론등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며 부지를 구입, 개발하는 업무를 책임지게 된 이씨는 『지금은 버뱅크 스튜디오 본부에 차량 420대를 수용하는 주차장 신축공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이 주차장은 7월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데 이씨는 『인근의 식당을 구입, 올해안에 두번째 주차장 신축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씨는 산타 클라리타에 있는 25만평의 부지등에 들어설 각종 건물에 대한 신축및 진행수속을 맡고 있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말했다.
LA시 지역재개발 자문위원으로 재개발에 따른 정치적 문제와 이익이 엇갈린 지역주민들을 접하면서 「부동산 개발」 전문가가 됐다는 그는 92년 11월 워너 브러더스에 매니저로 스카우트된 뒤 2년도 안돼 이사로 승진했다. 7세때인 65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온 이씨는 UCLA에서 역사를 전공한 뒤 사회생활을 하면서 90년 캘리포니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집념파이기도 하다.
바쁜가운데 짬을 내 전화인터뷰를 가진 이씨는 『7시에 출근해 각종 행사에 참석하다 보면 밤 12시에 귀가하는 날이 많다』며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다행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뉴욕=이종수 특파원>뉴욕=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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