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북 현안 두루 구체협의 한듯/방북 리처드슨 무얼 논의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북 현안 두루 구체협의 한듯/방북 리처드슨 무얼 논의했나

입력
1996.05.29 00:00
0 0

◎“4자회담 북에 유리” 환기 관측/식량지 원등 조율내용도 관심/“한반도 문제 우리 정부 부담 가중” 시각도사실상 클린턴 미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26일부터 2박3일간 북한을 방문한 빌 리처드슨 미하원의원이 28일 하오 방한함으로써 방북활동의 내용과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처드슨 의원은 방북기간중 김용순 노동당대남담당비서 김영남 외교부장 강석주 외교부부부장 등 북한측 고위인사와 잇달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북·미현안 외에도 4자회담, 남북관계, 대북지원문제 등 한반도문제와 관련한 북한측의 입장이 청취됐을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슨 의원의 방북에는 앨런 리오타 미국방부실종미군담당과장, 리처드 크리스텐슨 미국무부한국과부과장 등 미국무부의 실무자들이 동행해 북한측과 대북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수준의 협의를 가졌을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리처드슨 의원의 방북목적은 1차적으로 유해공동 발굴조사단 구성문제 등 향후 북·미유해송환협상 진전을 위한 사전 정지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미재향군인회 및 실종자유가족회 등의 압력을 받고 있는 클린턴행정부의 이해가 반영됐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클린턴행정부는 대선레이스가 정점에 이르는 8월 이전까지 유해공동 발굴조사단 구성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라며 『방북기간 중 이 문제에 관한 협의가 최우선적으로 다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4자회담에 대한 북한측의 입장과 향후 북·미관계, 또 식량지원을 포함한 대북지원문제가 어떻게 조율됐느냐 하는 점이다.

정부는 북한이 리처드슨 의원에게 4자회담 등에 관한 획기적 메시지를 전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 24일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4자회담 설명을 위한 남·북·미 3자접촉을 거부했다. 또 정전협정 무력화선언 이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서해 등에서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4자회담 보다는 북·미간 직접대화채널을 계속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북한측은 오히려 리처드슨 의원의 방북을 지난해 11월 당시 허바드 미국무부부차관보와 강석주 외교부부부장의 접촉과 같은 북·미고위급회담형식으로 유도하면서 4자회담에 대해서는 기존의 유보적 태도를 고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리처드슨 의원측은 4자회담에 따라 북한측이 얻어낼 수 있는 수혜를 환기하고 4자회담 수용을 촉구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북·미관계 및 대북지원 문제에 관해서는 유해공동발굴조사단 구성에 따른 모종의 약속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6월초부터 본격화하는 국제기구의 대북식량지원 움직임에 따라 미국의 대북식량지원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리처드슨 의원의 방북은 4자회담 등 한반도문제에 관한 진전보다는 대북지원문제에 관해 우리 정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장인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