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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중정안가로 연행할뻔/변호인단 공개 10·26 등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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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중정안가로 연행할뻔/변호인단 공개 10·26 등 비화

입력
1996.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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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 운전사가 보안사안가와 구별못해/이학봉 “정 총장 구속 전씨에 3회나 건의”12·12및 5·18사건 10차공판에서는 변호인과 피고인들이 정승화 계엄사령관 연행의 정당성을 주장하기위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체포당시의 일화등을 공개, 주목을 끌었다.

▲보안사, 김재규를 한때 중정안가로 연행=79년 10월26일 밤11시30분께 전두환보안사령관은 『김재규를 연행하여 안가에 모시라』는 정총장의 지시를 받고 육본 보안부대에 대기하고 있던 오일랑보안사군사정보과장에게 김재규를 연행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따라 오과장은 육본벙커에서 김재규를 연행, 승용차에 태워 중구 정동의 보안사 안가로 향하던 중 갑자기 시동이 꺼져 차가 움직이지 않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뒤따라오던 차에 김재규를 급하게 옮겨실었지만 이번에는 운전사가 문제였다.

고용된지 얼마되지 않은 운전사가 보안사 안가와 그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중앙정보부 안가를 구별하지 못했던 것. 차가 중정안가에 멈춰선 순간 김재규가 안가에서 나오는 직원을 보고 차안에서 몸을 일으키며 『어, 우리직원이네』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내뱉었다. 순간 얼굴이 새파래진 오과장은 운전사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차 돌려』라고 외치면서 황급하게 중정 안가를 빠져나왔다. 김재규를 그의 「안방에 모시는」 상황이 벌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김재규의 72년 박정희 대통령 시해기도주장=이학봉 당시 합수부수사국장에 따르면 김재규는 법정에서 『72년 3군단장시절 박대통령이 부대를 방문하러오면 연금해 하야시킬 계획이었다』『74년 건설부장관시절 대통령을 시해하려고 대형 태극기 귀퉁이에 권총을 숨겨놓았다』고 진술했다는 것.

이씨는 그러나 『이같은 진술은 김재규가 유신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박대통령을 살해했다는 취지로 자기합리화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정총장에 대한 3차례 구속건의=이합수부수사국장은 12·12 당일 정총장을 연행하기 앞서 이수사국장이 전두환합수본부장에게 『정총장이 김재규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를 들어 모두 3차례 구속수사를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10·26사건 다음날 상오11시께 최초의 수사보고를 하면서 정총장을 구속하겠다고 전씨에게 건의, 결재까지 받았으나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전씨가 다시 『정씨는 계엄사령관이니 함부로 할 수 없다』고 제지한뒤 대신 은밀히 내사를 계속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79년 11월8일 김재규가 「3단계 혁명론」을 자백하면서 「정총장의 협조로 계엄선포를 위해 군수뇌부를 소집하고 20사단등을 출동하는데 성공했지만 김계원대통령비서실장의 배신으로 실패했다」고 말해 두번째로 정총장의 구속수사를 건의했으나 전사령관이 「지금은 조사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이어 11월24일 정총장 주재로 열린 계엄확대회의직후 전씨가 계엄확대회의에서 정총장이 김재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소동이 있었다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보여주며 의견을 물어 구속수사를 강력히 건의했다고 말했다.<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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