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전도·알맹이 빠진 진행·어눌한 말투/본령 벗어난 색다른 재미로 오히려 인기「이주일의 투나잇쇼」(SBS, 일 하오9시50분)가 중년층을 겨냥한 성인 토크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코미디언 이주일이 4년간의 정치인 생활을 마감하고 연예계로 돌아와 처음 맡은 이 프로는 지난달 21일 첫 방송때 단번에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이후에도 꾸준하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뭔가를 보여주겠다』며 연예계로 복귀한 그는 특유의 몸짓과 말투로 무대를 휘어잡는다. 연신 깜박대는 동그란 눈, 더듬거리는 대사, 음악에 맞춰 뒤뚱거리는 엉덩이춤 등은 여전히 우습다. 그는 정치와 돈, 성문제 등을 많이 다룬다. 『성을 너무 노골적으로 묘사한다』고 불만 섞인 지적도 있었지만, 차츰 나아지고 있다.
이 프로의 특징은 토크쇼의 본령에서 벗어나 있는 점이다. 이것은 토크쇼를 표방한 이 프로의 단점이면서, 또한 다른 프로가 흉내낼 수 없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토크쇼에서는 진행자가 초대손님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내면의 숨겨둔 얘기를 이끌어 낸다. 그러나 「이주일의…」는 약간 다르다. 주객이 전도돼 있어 토크쇼의 알맹이에 충실하지 못하다.
우선 초대손님보다 진행자인 이주일에 더 초첨이 맞춰져 있다. 그는 악단과 빈번하게, 때로는 불필요하게 장난을 하거나 자신을 노골적으로 PR하면서 억지웃음을 자아낸다. 어눌한 말투와 지나친 몸짓은 이따금 쇼의 진행을 산만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는 이주일이라는 독특한 코미디언이 진행을 맡고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보이지 않고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그의 역량과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그와 친분이 있는 사람을 매주 한 명씩 초대해 나누는 지난 얘기는 중년층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웃음의 비결을 알고있는 이주일. 「신물나는 정치판」을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 그가 어눌하면서도 날카로운 농담, 신랄한 독설등으로 계속 새로운 웃음 만들기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