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정서 감안 당내 입지 구축” 관측도김윤환 전 신한국당대표가 보름간의 일본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서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그의 모습을 놓고 여권내에서는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운동이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여권내에서 독자적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총선기간에도 그는 정계개편가능성을 거론하고 TK지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의 이런 태도는 여권핵심부에 부정적으로 비쳐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귀국후 김 전 대표는 또다시 주목할만한 언급을 했다. 그는 25일 대구에서 『문민정부를 만드는데 기여했기 때문에 당내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나의 생각과 다르게 진행된다면 생각을 달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의 「생각」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하지 않았지만 내년 대권가도의 방향에 따라서는 현정권과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확대 해석하면 여권내 독자적인 세력형성이거나 야당과의 연대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김 대표의 언급은 대구라는 특수환경을 감안해 풀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TK지역의 반신한국당 정서를 의식한 발언으로 평가하는 시각이다. TK지역의 맹주를 자임하는 김 전 대표로서는 자신의 독자적 영역을 부각시킴으로써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계산일 수 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이같은 일부 언급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권논의나 자신의 국회의장 기용설 등 미묘한 사안에 대해 가능한 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권내에서는 김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자생력」에 주목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권내의 본격적인 대권경쟁이 시작되면 김 전 대표의 지분이 상당한 의미를 갖게 되고 자연히 대권구도의 방향에 따라서는 그의 「홀로서기」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다.<정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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