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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로냐동맹당수 호르디 푸욜/연정 참여… 새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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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로냐동맹당수 호르디 푸욜/연정 참여… 새변수로

입력
1996.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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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지역당 한계 벗게 국민당 제의 수용/일체화 정책 완화 궁극적으로 독립겨냥스페인의 지역정당인 카탈로냐동맹(CIU)의 당수 호르디 푸욜(66)이 최근 이베리아반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작달막한 키와 대머리로 미영화배우 데니 드 비토를 연상시키지만 정치적 감각면에서는 과거 프랑스의 위대한 지도자 드골과 같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재자 프랑코가 철권으로 통치하던 시절 카탈로냐 독립을 외치는 노래와 깃발을 흔들었다는 죄명으로 2년간 복역한 이후 이 지방의 정치적 맹주로 인정받아 왔다.

이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간 특정지역 정객정도로 평가절하당했던 그가 갑작스레 주목받게 된 것은 최근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가 이끄는 국민당(PP)정부와 연정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익정당인 PP는 분리 독립을 추구해 온 CIU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 왔다. 특히 지난 3월3일의 총선을 앞두고 프랑코총통의 정치적 계승자인 PP측은 푸욜에게 『카탈로냐말을 쓰지 말고 스페인어로 말하라』고 공격하는가 하면 『카탈로냐의 겁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 결과가 묘하게 나오면서 PP와 CIU는 서로 협력이 가능한 사이로 변했다. PP가 총선에서 최다의석인 156석을 얻어 펠리페 곤살레스가 이끄는 13년간의 사회당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총350석중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했다. 단독집권이 불가능해진 PP는 어쩔수없이 그동안 공격을 가했던 16석의 CIU와 4석을 얻은 카나리아군도동맹(ICIG)등에 연정을 제안해야 했다.

이후 PP의 아스나르당수는 TV에 출연, 『카탈로냐사람들을 이해하며 개인적으로 카탈로냐말도 할 줄 안다』고 느닷없는 추파를 던졌다. 총선전의 태도를 180도 바꾸었다.

이에 따라 푸욜당수는 아스나르총리와 지난달말 협상을 벌여 카탈로냐지역에서 걷히는 세금중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율을 15%에서 30%로 상향조정하고 연정을 구성키로 합의했다.

푸욜은 연정 참여를 통해 중앙정부가 카탈로냐지방에 가해 오는 언어 문화일체화 정책을 다소 완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는 또 연정참여를 통해 카탈로냐와 다른 유럽연합(EU)국과의 직접 교류를 늘려, 궁국적으로는 이 지방을 중앙정부로부터 사실상 독립시킨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이베리아 반도 동북부에 위치한 카탈로냐지방은 바르셀로나세력이 지배하던 700여년동안 경제·문화적 번영을 누려 왔으나 1714년 9월11일 카스티야와 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정복됐었다.

그러나 카탈로냐인들은 고유언어와 문화를 고수하며 그간 분리독립요구를 계속해 와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어 왔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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