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용 전력·비료 생산량 증대운동 등 대대적 전개/농자재 부족·홍수피해 복구 안돼 개선 전망 어두워북한은 12일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에서 올해 첫 모내기를 실시, 본격적인 농사철에 들어갔다. 이 모내기에는 양형섭최고인민회의의장과 장철부총리 등 고위인사들이 참석했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영농철을 맞아 당과 농업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농업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협동농장의 농기계용 대용연료의 자체생산운동, 발전소의 농업용 전력증산 투쟁운동 등이 전개되고 있다.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등 비료생산시설등은 「비료는 곧 쌀」이라는 김일성의 유훈을 강조하며 생산량 증대에 나섰다. 당중앙은 『쌀로써 당을 결사옹위하며 내 나라, 내 조국을 빛내기 위한 투쟁에 한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농업근로자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의 모내기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북한 관영 언론들이 최근 『평양과 개성 등지의 농업 근로자들이 모내기 준비를 힘있게 다그치고 있다』고 보도했을 뿐 예년과 달리 각 협동농장의 모내기 진척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또 각 시·군 단위의 경영위원회 간부들까지 협동농장의 모판관리에 나섰다고 보도되는 등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함을 말해주고 있다.
북한은 협동농장이 써래치기와 논두렁 짓기 때 트랙터 운전수와 보조를 맞출 것을 강조하는등 농사 일정을 농기계 사정에 맞추고 있다. 이는 농기계 부족 현상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비료부족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당 비료 시비량을 500㎏에서 200㎏으로 줄일 수 있는 볍씨를 개발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모내기 완료 시점을 공개하지 않아 일정에 차질을 빚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는데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 농업전문가들은 부족한 농자재, 홍수피해의 주요인이 된 다락밭과 수해복구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올해 농사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토사가 쌓인채 복구가 안된 수해경지규모는 4만㏊, 36만㏊등 평가가 엇갈리지만 농사불능 지대의 규모가 작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김근북한농업실장은 『북한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접어둔다면 기후와 지난해 수해복구여부가 올해 농사 성패의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93년 냉해, 94년 우박, 95년 홍수로 잇따라 피해를 입는 등 이상 기후에 대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기후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90년대 이후 90만톤 이상씩 계속 식량부족에 시달려 왔으며 올해 식량부족분은 사상 최고치인 233만톤에 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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