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가수의 방황과 꿈 사실적 묘사 “가슴에 여운”김홍준 감독의 「정글 스토리」는 무명의 록가수가 대중음악계에서 겪는 일상과 좌절,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록음악은 근본적으로 자유와 저항의 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록음악의 선율과 록뮤지션의 열정을 통해 감독은 「정글」과 같은 우리 대중음악계와 그 문화에 대한 비판적 읽기를 시도했다.
여섯개의 소제목(낙원, 언더그라운드, 정글, 고향, 황야, 라이브)으로 이루어진 구성은 전통적인 전개와는 다른 방법으로 관객의 감성적 동화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느끼게 한다. 또한 영화는 대중의 열광이 어우러진 화려한 무대 위의 공연을 재연해내기 보다는 무명 록뮤지션의 일상의 소외와 서성거림, 그 극복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다.
조작되어진 느낌을 주는 현란한 형식의 기교에 치중하기 보다는 일상의 진솔한 느낌과 사실성을 획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령 비닐하우스에서 록밴드 단원들이 연습하는 모습과 콘서트가 끝난 후의 대화가 묘사된 장면들은 젊음의 열정과 쓸쓸한 연민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감독의 과장없는 애정어린 시선이 화면에 담겨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영화속의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도심의 공간과 낙원상가 등을 카메라가 포착해 들어갈 때 사용된 「Run Through The Jungle」과 「황무지」등의 음악은 캐릭터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성공적인 장치이다.
전반적으로 성실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이 영화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우선 인위적 분위기를 극복하고 차분하게 이끌어져온 이야기가 결말에서 도식적으로 흐름으로써 관객을 당혹스럽게 한다. 콘서트에 실패한 록밴드가 저항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거리에서 록음악을 연주하고 사람들이 열광한다는 결말은 일관된 극적 분위기, 일상의 사실성, 감성적 여운을 잃는다. 「관객과의 감성적 거리두기」로 해석되는, 멀리서 찍은 마지막 장면은 효용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또한 록뮤지션들과 대조되는 여자약사(조용원 분)가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못하는 것은 거리두기에서 기인한 듯하다.<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교수>편장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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