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린이를 가슴에 안은채 승용차 운전대를 잡은 젊은 아버지를 본 적이 있다. 혹 급정거라도 하게되면 그 결과가 끔찍스러울 것같아 충고했다가 핀잔만 들었다. 『사고가 왜 나느냐』는 퉁명스런 대꾸에는 남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라는 뜻이 더 강하게 들어있는듯 했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우리들의 교통안전의식은 이처럼 불감증 수준일 때가 있다.최근 경찰청은 도로교통법을 일부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 가운데는 차내 유아보호장구 설치 및 보행중인 장애자들에 대한 운전자들의 일시정지 의무등이 포함돼있다. 개정안은 현행의 것에 비해 진일보했지만 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조항이 빠졌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수 없다.
교통문화 선진국인 독일등 유럽의 예를 보자. 유아보호장구는 자체 안전벨트를 갖고 있으며 반드시 운전석 뒷자리에 설치토록 돼있다. 사고 발생시 앞자리보다는 뒤쪽이 더 안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13세 이하의 어린이는 운전석 옆자리에 앉힐 수 없다. 어린이가 장난을 치거나 할 경우 안전운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사고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가급적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해야한다는 의미다.
안전문제외에 체증을 줄이는 방안도 꼭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4거리에 차량들이 뒤엉켜 꼼짝않고 있는 광경이 자주 목격된다. 그러나 독일등 웬만한 나라에서는 이같은 상황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들의 교통의식이 앞선 탓도 있겠지만 운전면허 취득시 철저한 교육과 위반할 경우 가차없이 벌금을 매기는 제도 덕분이라 할 수있다.
우리도 4거리에서의 차량엉킴을 처벌해야 한다. 『파란 신호때 진행했는데 앞이 밀려 어쩔수 없이 좌우에서 온 차들의 운행을 방해하게됐다』고 분명히 항변들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변명은 무시하고 결과만을 가지고 처벌해야지만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브라질에서는 차량엉킴 유발자는 한국돈으로 35만원의 벌금을 낸다는 것을 참고로 밝힌다. 벌금만능주의라고 비난할지 모르나 더 이상 운전자들의 양식에만 의존해서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