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퇴진까지 22년간 서기장맡아/강경파대부 불구 개혁파에 “무릎”프랑스 공산당(PCF)의 산증인 조르주 마르셰(76)가 22일 은퇴를 선언했다.
마르셰는 이날 한 TV 인터뷰에서 『당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면서 12월의 29차 전당대회를 계기로 공식은퇴하겠다고 밝혔다.
변신을 서두르는 PCF의 진로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며 내린 마르셰의 결단은 로베르 위 현서기장등 당내 개혁파들의 노선수정에 반대해 온 강경파들의 완전한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는 지지기반을 잃어가는 서유럽 공산당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PCF의 개혁파들은 마르셰의 은퇴로 소모적인 당내 논쟁을 끝내고 지난달 총선에서 새로운 정당으로 탈바꿈해 승리를 맛본 이탈리아 공산당처럼 변신을 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철강노동자로 27세에 PCF에 투신한 그는 72년 서기장에 취임해 점차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던 PCF를 국민정당으로 재탄생시키면서 확고한 당내 지지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당내에서 탄탄대로를 달려온 그도 89년 11월 베를린 장벽붕괴와 91년 구소련 와해라는 엄청난 변화를 감당해 낼 수 없었다.
93년 총선에서 당이 군소정당으로 전락하는 참패를 당하자 94년 서기장직에서 물러난 그는 정치국원으로 남아 당의 진로에 영향력을 행사해왔지만 이제는 완전한 변신을 하지 않으면 당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개혁파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이다.
철저한 공산주의자인 그는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 은퇴의 길을 선택했지만 『나는 죽을 때까지 공산주의자로 남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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