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노동 연계 「블루라운드」 난색/EU·일·가 등 미전횡우려 되레 미불공정 집중타21일부터 이틀간 파리에서 열렸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회의가 이례적으로 미국의 「KO패」로 끝났다. 유럽을 주축으로 한 여타 OECD회원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미국에 집중타를 가한 결과다.
우선 미국이 폐막 성명에서 관철하려던 이른바「블루 라운드」 의제의 공식 채택이 불발이 됐다. 당초 미국은 개발도상국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제동을 걸 목적으로 노동과 무역을 연계시키는 내용의 「블루 라운드」출범 문제를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세계무역기구(WTO) 연례회의에서 공식 의제로 채택할 것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전횡을 우려한 독일 영국 일본등 13개 회원국이 이에 반대한 것이다.
특히 OECD 무역 위원회가 2년간의 조사기간을 거쳐 발표한 보고서 내용은 미국에 결정적 타격이었다. 이 보고서는 『국제적 수준의 노동기준을 채택하지 않은 국가가 이를 준수하는 국가에 비해 수출증가율이 높다는 확증이 없다』며 블루라운드 출범논의의 당위성을 희석시켰다.
오히려 미국의 일방적 무역정책이 도마위에 올랐다. 미국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이유로 대중국 무역제재에 나서는 것이나 쿠바와 거래하는 해외기업에 대해 미입국및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적 조치(헬름스―버튼법)는 WTO의 다자간 무역협상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리언 브리튼 유럽연합(EU) 무역담당 위원장은 『미국의 일방적인 대중, 대쿠바 제재는 자국만 생각하는 부당하고 치외법권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수석대표인 로렌스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은 『쿠바와 다른 무뢰한 국가들에 대한 제재는 테러리즘 확산을 막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응수했지만 당황한 흔적이 역력했다.
미국의 영향권아래 있다고 판단해온 캐나다 멕시코 일본까지 유럽과 목소리를 합쳐 미국의 대외무역정책을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각료회의에서 보듯 앞으로도 유럽의 견제로 세계경제무대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이 예전같지는 않을 것임이 입증된 셈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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