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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 특혜의혹 이광요 전 총리 부자(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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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 특혜의혹 이광요 전 총리 부자(뉴스 메이커)

입력
1996.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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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닦은 청렴 이미지 “얼룩”/이 전 총리 할인 분양 시인 「반납」 발표 불구/야당 “정치인이 부동산투기” 도덕성 성토주연은 리관유(이광요) 전총리(72)와 리시엔룽(이현룡) 부총리(44) 부자, 연출은 고촉통(오작동) 총리. 싱가포르 의회에서는 21∼22일 이틀간 도덕정치를 표방해 온 이 전총리와 전체 78석중 3석에 불과한 소수 야당간에 공직자 윤리를 놓고 설전이 오갔다.

문제는 올해 초 표면화한 이 전 총리 부자의 호화 콘도미니엄 특혜분양 의혹. 이들 부자가 이전총리의 동생이 이사로 있는 부동산개발회사 「호텔 프로퍼티스(HPL)」로부터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콘도미니엄 2채씩을 5∼12% 할인분양 받았다는게 의혹의 초점이다.

이들 부자의 특혜 의혹은 올해 초 HLP가 임직원을 상대로 한 콘도미니엄 할인분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야당이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급기야 이 전 총리는 지난달 23일 특혜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할인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고 할인액 전액을 정부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회조사는 오총리가 이들 부자에게 공개적 해명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자리다. 또 야당이 연말 총선 때까지 분위기를 끌고 가지 못하도록 바람을 빼놓자는 계산도 담겨 있었다. 이전총리는 콘도미니엄 구입 이유에 대해 2채중 1채는 은퇴후 사용할 집이고 다른 1채는 임대수입용이라고 밝혔다. 또 이부총리는 2채 모두 자녀를 위한 투자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의회에서의 논쟁은 당초 문제가 됐던 「부정 여부」는 뒷전으로 밀리고 정치인의 도덕성이 전면에 떠올랐다. 야당은 『세계최고 수준의 연봉(약4억∼5억원)을 받고 있는 싱가포르 각료들이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이 과연 윤리적으로 정당하냐』고 성토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정치인이 수도사는 아니다』고 응수했다. 부패방지 차원에서 고액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과 법 테두리내에서 이재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별개라는 논리다.

59년부터 90년까지 31년간 총리로 재직한 이 전 부총리는 싱가포르를 경제적으로 눈부시게 발전시키면서도 깨끗한 정부를 이끌어 국부로 추앙받고 있고 현재 선임장관직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총리에 찬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독재자라는 일부의 비난과 함께 장남을 부총리로, 차남 리시엔양(이현양·39)을 최대 국영회사인 싱가포르 텔레콤 사장으로 앉히는 등 족벌정치를 펴는 것으로 비판받기도 한다. 이번 할인분양 사건이 그에게 정치적 타격을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의 청렴이미지에 상당한 흠집을 낼 것은 분명하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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