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신광식 행장대행 선임 유력”/은감원 “현 임원 부실책임” 비토 시사/한은 출신·제3인물 영입도 배제 못해1일 구속된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의 후임이 누가 될 것인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은 당초 신광식행장대행이 이전행장의 뒤를 잇는 내부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은행장 선임과정에서 「비토권」을 쥐고 있는 은행감독원이 최근 『이전행장은 수뢰혐의외에도 2∼3년전까지 최고 은행이던 제일은행을 부실은행으로 전락시킨 책임이 있다』며 『부실경영의 책임은 행장뿐만아니라 전무와 담당임원등에게도 있기때문에 내부승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 행장 외부영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때문에 은감원과 제일은행사이엔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제일은행측은 『효산과 우성그룹 등에 대한 부실대출은 이전행장 취임전부터 계속 이어져온 것이어서 현 임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맞지 않다』며 『더구나 행장이 구속되는 불행한 사태에 이어 외부인사가 행장으로 영입될 경우 직원사기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이같은 입장에 따라 다음주초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확대이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은감원 관계자는 『공공성이 강한 은행이 부실화한데 대해 경영책임을 지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며 비토권 실행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은감원은 지금까지 93년 동화은행장 선임과정과 95년 대동은행장 선임과정등에서 각 은행들이 추천한 행장후보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한 경험이 있다.
금융권은 경남 통영고와 서울법대 출신인 신대행이 행장에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나 만약 은감원이 비토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은행 고위간부출신이나 「제3의 인물」이 영입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84년 이석주 전 한일은행장이 제일은행장에 영입된 것과 같이 타행출신 행장의 영입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최근 은행간 경쟁이 「전쟁」으로 불릴만큼 치열해 자기 은행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진 은행장이 다른 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상당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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