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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북 접근속도 신중 저울질/북·일 수교교섭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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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북 접근속도 신중 저울질/북·일 수교교섭 어떻게 될까

입력
199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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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4자회담 북 태도 유동적” 판단/“북,한국 견제 잇속챙기기” 경계도일본은 4자회담과 북·일교섭, 쌀지원 등에 대한 북한 당국자들의 최근 발언을 정밀하게 분석하며 대북 접근 속도를 조심스레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1주일간 평양을 방문한 일외무성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북한 당국자들이 드러낸 속뜻을 해석한 일본 정부의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외무성의 한 고위관리는 21일 『4자회담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대북 수교협상은 재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 외교 실무책임자인 강석주 외교부 제1부부장이 전날 『4자회담에 대한 우리 반응을 봐가며 국교교섭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일본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다.

그러나 이 관리는 『한·일, 북·미, 북·일 관계를 포함한 조각그림 맞추기 게임의 해결은 전반적 상황을 보아 가며 검토해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는 일외무성의 대체적인 입장으로 4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아직은 유동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강 부부장은 4자회담에 대해 『받아들일지 어쩔지 검토중이다. 미국이 설명하겠다고 해 기다리고 있다. 입에 쓰면 일축하겠지만 받아 들일 만하면 받아 들이겠다』고 말했다. 「일축」이란 말이 들어가 있으나 『검토중』에 머물렀던 데 비해 『받아 들일 만하면 받아 들이겠다』로 진전된 것은 앞으로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이종혁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북노동당 대표단의 27일 방일을 두고 연립여당내 자민당과 사키가케가 북한의 「4자회담 미수용」을 지적하며 반발하자 『북대표단을 예정대로 초청, 4자회담 수용을 촉구하는 것도 의의가 있다』며 초청장 발송을 강행한 사민당의 인식도 같은 맥락이다. 자민당과 사키가케 관계자들도 결국 북대표단과 「비공식 접촉」은 가질 것으로 보인다.

북당국자들이 입을 모아 추가 쌀지원과 경제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국교정상화에 앞서 우선 무역사무소 설치, 직항로 개설 등을 통한 경제관계 강화를 요구한 것도 일본으로서는 그리 싫지 않은 표정이다.

일본의 북한전문가들은 「대한관계」 걸림돌이 치워진 후 대북수교 교섭의 최대난제는 식민지 지배 보상문제가 될 것으로 점쳐 왔다. 북한의 경제이익 중시 태도는 65년 한·일협정 방식의 적용을 희망하는 일본에 희망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북한이 4자회담 수용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은 미국과 일본에 한국의 견제를 제칠 명분을 주어 최대한의 경제이익을 챙기겠다는 속셈이라고 경계하는 시각도 일본내에는 무성하다.

또한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미회담과 남북합의서 이행과 경제협력에 관한 남북회담을 개별화, 북·미회담에 남북회담을 부속시키는 「변형 4자회담」의 역제안을 검토중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도쿄=신윤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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