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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칸 영화제 특징/유럽 강세에 미 “체면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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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칸 영화제 특징/유럽 강세에 미 “체면손상”

입력
199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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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함보다 인간삶 등 진지한 작품 중시이번 칸국제영화제에서는 미국영화가 체면을 크게 떨어뜨린 반면 유럽영화는 위신을 한껏 높였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독립영화작가 조엘 코엔이 감독상을 받았을 뿐이고, 유럽은 대부분의 상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장이 미국 감독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였고 미국의 내로라하는 감독들의 작품이 대거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세계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말해 주는 듯하다.

칸영화제를 앞두고 미국의 영화인들은 『할리우드의 요란함이 유럽의 진지함을 누르던 경향이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고 걱정스런 예측을 했었다. 『규모만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영화 「브레이브 하트」(감독 멜 깁슨)가 3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등을 받은 후 크게 허탈해진 미국 영화인들의 심기를 함축한 예상이었다.

이러한 예측이 맞은 셈이다. 89년부터 91년까지 3년 연속으로, 그리고 94년에도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국영화는 이 영화제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여 왔다. 때문에 이 영화제 결과를 놓고 미국영화계에서는 큰 반성이 일 듯하다.

한편 황금종려상을 받은 「비밀과 거짓말」은 소자본으로 만들어진 작가주의 영화이다. 흑인 피부를 가진 딸을 버렸다가 다시 찾는 내용인데 모성애를 중심으로 사랑과 증오, 사회적 편견등을 풀어 나간다. 상을 받은 영국의 마이크 리감독은 『보통 사람들의 진짜 삶, 사랑 그리고 열정을 다룬 영화에 관심이 모아지는 시대가 다시 왔다』는 말로 이번 시상식에서 나타난 새 흐름을 전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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