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학생운동 등 소재·기법 다양/연내 2권 더 출간 5권 완결 계획노년에도 소설쓰기에 여념이 없는 김준성전부총리(76·이수화학회장)가 전집을 냈다. 제일·외환·산업은행장과 한국은행총재를 거쳐 부총리(82∼83년)까지 역임한 그는 성공한 경제인이다.
하지만 58년에 고 김동리씨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단편 「인간상실」을 발표한 바 있는 그는 이순을 넘겨 공직에서 물러난 뒤 소설쓰기에 전념할 만큼 문학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문학사상사가 낸 전집은 장편 「무화과나무에 핀 꽃」, 중편 5편이 실린 「문명인쇄소」, 단편 11편을 묶은 「무대 위의 의자」등 3권. 연내에 2권이 더 나와 5권으로 완결된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소재와 기법을 보여준다. 「똥개수난기」 「양반의 감투」에서는 풍자와 해학이 돋보이고, 늙은 과부와 홀아비의 연정을 그린 근작 「사랑」에는 인생을 깊이 들여다보는 진지함과 섬세함이 있다.
또 그가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호의적으로 그린 「문명의 인쇄소」는 발표이후 주위로부터 『좌경을 하자는 거냐』는 「인사」를 들을 정도였다.
『소설을 통해 정신적인 젊음을 되찾고 싶었던지 초기작은 젊은이들의 사랑과 낭만에 대한 내용이 많습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중편 「들리는 빛」처럼 존재의 문제를 다루는 쪽으로 기울게 되더군요』
그는 중편소설을 주로 썼다.
『소설의 기본은 중·단편정도의 짧은 글』이라고 말하는 그는 상업성을 염두에 둔 장편소설만 늘어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그리고 소설가들이 단편만 써도 생활할 수 있게 원고료 인상등 사회경제적 뒷받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집에 실린 「작가의 말」은 소설쓰기의 한 동기로 대도 조세형사건을 들고 있다.
부총리시절 조세형에게 거액을 도둑맞은 그는 『하루 아침에 나는 대도가 되고, 조세형이 의적이 됐다. 여론은 어느 새 거액의 돈=부총리=대도=물방울 다이아로 변해 해명이 먹혀들지 않았다』며 『그때의 울분을 독서나 글쓰기로 잊으려 했고 소설에 전념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전집출판을 기념해 6월1일 하오 6시 서울힐튼호텔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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