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이번시험 원천적으로 무효 요구관철 강경투쟁 벌일것”한약조제시험이 97%의 높은 응시율로 치러진 가운데 한의사측은 이번 시험의 「원인무효」를 선언하고 강경투쟁 방침을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19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날 강행된 한약조제시험은 「양약사의 한약취급금지와 한약사제도 신설」이라는 93년 개정약사법의 입법취지를 완전 부정한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시험의 무효를 선언하고 출제위원을 전원 한의대교수로 위촉해 제대로 된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특히 『이날 치러진 시험문제를 일부 입수한 결과 필기시험의 경우 교과서를 한번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며 『시험무효화를 위해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국 11개 한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 25개 한방병원 수련의 2백70여명도 이날 각각 성명을 내고 시험 무효화투쟁 방침을 확인했다. 수련의들은 그러나 한약조제시험이 이미 강행된 만큼 15일부터 경희대 한방병원서 벌여온 농성을 풀고 각자 소속 병원으로 복귀해 파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전국 한의대교수들은 또 20일 하오3시 경희대에서 교수총회를 열고 집단사퇴와 진료거부 문제, 19일 실시된 한약조제시험에 대한 평가, 출제장 이탈교수 고발에 따른 공동대처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국 한의과대학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들도 이날 전국 고사장 곳곳에서 시험반대 시위와 저지투쟁을 벌인데 이어 앞으로 시험무효화 투쟁에 모든 힘을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 한의사협회는 이날 치러진 시험문제 일부가 이미 시중에 나와있는 예상문제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전 문제유출의혹이 있다고 주장, 귀추가 주목된다. 한의사협회는 시험문제를 추가 입수해 이번 시험의 문제점을 드러내는데 힘을 모을 방침이다.<배성규 기자>배성규>
◎약사“눈치보느라 일부러 어렵게”/문제공개 촉구·경위도 조사
약사측은 이번 시험에 대한 한의사측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 없는 소리』라며 한의사측이 「억지여론」 조작으로 한·약분쟁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시험문제가 한의사들이 당초 주장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고 실기시험의 경우 출제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절반을 넘었다』며 『복지부가 한의사측의 눈치를 보느라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을 치렀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는 이날 난이도 논란을 반박하기 위해 수험생들에게서 문제를 입수, 문제가 결코 쉽지 않았음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약사회는 한발 더 나아가 실기시험이 출제범위를 벗어난데 대해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법적 대응까지 검토키로 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사에게 조제가 허용된 1백처방의 조제지침서에서 사용되는 한약재는 1백43종에 불과한데 이 범위를 벗어난 약재를 알아내라고 하는 시험은 문제가 있다』며 『출제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약사회도 「한·약분쟁에 대한 약사의 입장」이라는 성명에서 『한의사 수에 비해 너무 많은 한약조제 약사가 배출된다는 한의사측의 주장은 자신들의 수입관계를 고려한 것일 뿐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약조제 약사가 많을 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약사회는 또 『한의사들의 주장대로 이번 시험문제의 수준이 낮은가를 국민이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문제를 즉각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전국약대학생회협의회는 16일 발표한 복지부의 종합대책에 항의, 22일 학교별로 수업거부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시험에 응시한 약사들은 「조제권 수호」 「인내합시다」 라고 쓰인 노란색 리본을 왼쪽가슴에 달아 눈길을 끌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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