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성희박 압박카드활용” 예상/자신감바탕 야달래기에 나설듯신한국당의 과반수의석 확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명간 무소속 당선자 1명을 영입해 1백50석을 달성하면 4·11총선후 40여일만에 여소야대구도는 여대야소로 바뀐다. 비록 한석 차이지만 정국은 여당의 과반수확보에 따라 상당한 변화를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신한국당의 과반수 확보는 야당의 강도높은 공세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협상의 숨통을 트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여당측의 계산이다. 즉 과반수가 기정사실화하면 냉각기를 거친 뒤 본격 협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물론 야당의 태도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기본적으로 여당은 여유를 찾게될 가능성이 높다. 영입문제에 대해서는 속도조절을 해가면서 협상을 위한 다각적인 막후접촉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과반수확보는 신한국당에 다양한 카드를 제공할 수 있다. 신한국당은 강온전술을 병행할 공산이 크다. 표면적으로는 과반수 확보를 계기로 더욱 강경한 입장을 견지할 개연성도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본격적인 「야당달래기」에 나설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우선 신한국당이 과반수 확보를 계기로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강공카드는 단독개원국회 주장이다. 물론 단독개원국회는 역대 여당이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일단 야당압박용으로 단독개원국회 불사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또 여야대립이 고착화할 경우 신한국당은 여론의 분위기를 탐색해가며 단독개원국회를 검토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 신한국당은 최근들어 유난히 국회개원일이 법으로 정해져있다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서청원 원내총무는 『법정개원일인 6월5일에는 국회가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
원론적이긴 하지만 여당의 이같은 강경한 입장은 『혹시 여당이 단독개원국회를 강행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무리해서라도 개원전에 과반수를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그런 해석을 낳고있다.
또하나 강공카드는 상임위원장단 구성협상과 관련된 문제이다. 여당은 과반수 확보를 계기로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과반수를 확보한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전부 차지해야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강공책은 결국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가려는 엄포에 그칠 수도 있다. 무소속 영입을 인위적 구도변화로 보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않은 상황에서 단독국회 등 무리수는 여당에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때문이다. 또 일정시간이 경과하면 야당내부에서 협상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여권의 강수를 제약한다. 야당으로서도 개원협상 지연에 따른 부정적 여론향배와 초선당선자 등 내부의 개원압력 등을 마냥 방관할 수만도 없을 것이라는 게 여당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신한국당은 과반수의석 확보를 계기로 일단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야당에 협상명분을 제공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백50석만으로는 각 상임위에서 실질적인 주도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개원정국이 지난뒤 또다시 후속영입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정광철 기자>정광철>
◎야권의 대응책/당보배포·규탄대회 등 단계투쟁/대화 무조건거부 부담… 장기해법 고심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권은 신한국당이 원내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경우 더욱 강경하게 대여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야권은 지난 주 야3당 당3역 연석회의 합의에 따라 금주부터 여당의 부정선거와 야권당선자 빼가기를 규탄하는 장외투쟁을 단계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그동안 『국민이 만들어준 여소야대구도를 깨뜨리는 것은 국민의 국회구성권을 빼앗는 헌정파괴행위』라고 주장해온 야권으로서는 당연한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이에따라 야권은 20일 「4·11총선 민의수호를 위한 야3당 실무공동대책위」「야3당부정선거진상조사위」회의를 갖고 공조방안을 논의한다. 또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와 자민련 이정무 총무도 금명간 접촉을 갖고 대여투쟁의 구체적 수순과 개원협상 대책등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박총무는 『여당이 과반수를 넘기게 되면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저버린 위헌사태』라며 헌법소원제기등 장외투쟁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총무도 『신한국당이 국민이 부여해준 여야 분할구도를 파괴하게 된다면 우리가 개원협상에 응할 명분이 전혀 없게된다』며 『야당간 합의에 따라 강력한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단 야당은 금주부터 차량 스티커제작·배포, 부정선거 사례 전시회 개최, 당보 가두배포등의 1단계 투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무소속및 야당당선자의 여당 입당지역에서 규탄대회 개최, 범국민서명운동, 국회농성 등의 2단계 투쟁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함께 헌법소원제기, 편파수사 재정신청 등의 법적 투쟁도 병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야3당 관계자들은 강경투쟁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상황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있다.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한 뒤 본격적으로 제의할 대화를 무조건 거부하는게 쉽지않기 때문이다. 야권의 한 고위당직자는 『국민여론은 여소야대 구도를 파괴하는 여당뿐만 아니라 강경투쟁을 벌이고 있는 야당에 대해 모두 비판적』이라며 『일단 강경투쟁을 벌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정국해법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야권은 강경투쟁을 벌이면서도 물밑에서 여당과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냉각된 정국이 조만간 풀릴 것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일단 내달 초에 가서야 강경대치속에 「벼랑끝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또 15대 국회개원식에만 참석하고 원구성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특히 여야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양김총재에 도전하는 세력들과 소장파들사이에서 등원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야권이 전격적으로 개원에 참여, 등원투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측은 『우리는 이미 김대중, 김종필 총재 회담과 당3역회의등을 통해 정국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며 『이제 공은 신한국당으로 넘어갔다』고 여당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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