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성균관대 이종태 교수 「내연기관」(명강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성균관대 이종태 교수 「내연기관」(명강의)

입력
1996.05.18 00:00
0 0

◎철학담긴 “기계공학” 창조/실험·교과서·과제없는 「3무」와 난해한 질문들로 창의력 훈련『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내연기관」 강의에 내연기관이 없다』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이종태 교수(42)의 「내연기관」강의를 듣는 50여명의 공대생들은 학기가 끝날때까지 가솔린엔진은 고사하고 드라이버도 구경할 수 없다. 강의가 공대 전공과목으로는 드물게 실험·실습없이 순수 이론만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교수는 93년 대전엑스포에 수소엔진 「성균 1·2호」를 출품하고, 국제학술지에 50여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등 이 분야에서 세계수준의 권위자.

『DOHC엔진은 왜 20세기초에 상용화하지 못했을까』 『무한기관은 정말 불가능한가』

강의가 본격화할수록 학생들은 쉴새없이 날아오는 이교수의 날카로운 질문에 여느 강의와는 다른 긴장감을 느낀다. 난해한 질문에 곤욕을 치른 수강생중 일부는 도중하차 할 수밖에 없는데 한학기동안 평균 4∼5명이 「수강신청 포기」라는 자구책을 선택한다.

이교수의 강의는 「3무 1유」의 수업으로도 유명하다. 실험실습 교과서 과제물이 없는 것이 3무라면 1유는 수강생들이 이미 학기에 기말시험문제가 「무공해 내연기관의 설계」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기초적 공학이론 이외의 다른 지식은 창의적 생각을 억누르기 십상』이라며 『교과서나 과제물에 시간을 빼앗길동안 상상력을 모으는 것이 훨씬 낫다』고 3무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교수는 또 『시험문제는 항상 그대로지만 답안은 언제나 틀리다』며 『성적은 답안의 독창성과 논리성에 따라 주어진다』고 말했다. 한학기를 어렵게 마친 학생들은 『마치 철학강의를 들은 듯 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시절 「내연기관」 강의를 듣고 대학원에 진학, 지난해부터 이교수의 조교로 일하고 있는 유영씨(27)는 『학기초 선문답처럼 들리던 「뭔가 다르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왜 내연기관 강의를 듣는가를 늘 생각하라」는 교수님의 말이 학기말에는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조철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