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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학술 스테디셀러의 산실­민음사 창립 3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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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학술 스테디셀러의 산실­민음사 창립 30돌

입력
1996.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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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여종 책내며 시집 대중화·전업 작가 양성 큰 기여/아동·컴퓨터·대중문화 출판에도 진출 제2도약 선언출판계의 명가 민음사(사장 박맹호·62)가 19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시집의 대중화」 「전업작가시대」를 여는데 기여한 민음사는 문학 학술서적을 중심으로 그동안 2,000여종의 책을 냈다.

민음사는 올해를 제2 도약기로 삼아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초 대중문화 전문분석서를 출판할 자회사 「황금가지」를 출범시켰으며 연내에 컴퓨터등 과학전문출판사도 세울 계획이다. 이에 앞서 93년 아동도서 전문출판사 「비룡소」를 설립, 박사장의 아들 박근섭씨(32)에게 경영을 맡겼다.

문학청년이었던 박맹호사장이 66년 회사를 설립, 처음 출판한 책은 뜻밖에 요가책이었다. 일본인 오키 마사히로(충정홍)의 저서를 고 신동문시인이 「동방구」라는 코믹한 필명으로 번역, 당시로서는 드물게 2만여부를 찍었다. 7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문학에 눈을 돌린 민음사는 「오늘의 시인총서」를 기획, 「읽히는 시집」을 만들었고 김우창, 유종호등과 함께 계간지 「세계의 문학」을 창간했다. 또 77년 신인작가 발굴을 위해 「오늘의 작가상」을 제정, 올해 20회 수상자를 냈다.

『민음사를 통해 데뷔한 작가나 비평가들이 우리 출판사의 성장과 함께 어느덧 문단의 중진으로 자리잡은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박사장의 자랑섞인 말처럼 민음사가 발굴한 작가는 시인 50여명, 소설가 평론가 30여명등 80여명에 이른다. 「오늘의 작가상」을 통해 한수산 박영한 이문열 조해일 조선작등 70∼80년대의 인기작가가 배출됐다.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 한수산의 「부초」, 최인훈의 「광장」등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특히 이문열의 「삼국지」(전10권)는 88년 출간이후 600만부 이상이 팔려 단일종으로는 국내최고의 판매부수를 기록했으며 그의 작품 「사람의 아들」과 「젊은날의 초상」도 각각 150만부, 140만부가 나갔다.

83년부터 대우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하는 「대우학술총서」도 민음사가 자랑하는 기획. 인문 사회 자연과학의 저술과 번역을 망라한 수준높은 학술서로 지금까지 350여종이 나왔다. 민음사는 지난해 150여종의 책을 출간, 70억여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민음사의 성가는 외형 매출액이나 연간발행종수보다 아직도 1,000여종의 책이 꾸준히 팔리는데 있다.

지난해와 올해 50년, 30년을 맞아 각종 행사를 치른 곳도 많지만 민음사는 책 한 권으로 30년을 기념할 계획이다. 그 책은 자크 데리다, 미셸 푸코, 노신(루쉰) 등 20세기 동·서양 사상가 100여명의 사상을 정리한 「20세기 지성인사전」이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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