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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열린 한·캄보디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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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열린 한·캄보디아(사설)

입력
1996.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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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체제 붕괴라는 세계적 조류가 유독 남북관계에만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 같지만 한반도를 떠나 바깥무대에서는 남북관계 역시 해빙의 물결에 밀리고 있음을 우리는 종종 보아 왔다. 이데올로기의 대결로 동서가 대치상태에 있을 때 친북한 반남한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여러 나라들이 한국과 손을 잡은 최근의 외교적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중국 러시아등과의 수교는 이미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고 북한의 중동외교 거점인 이집트와도 외교관계가 복원된 것도 기록될 만한 성과다. 그리고 북한이 판쳐 왔던 인도차이나에서도 한국외교가 당당하게 발판을 구축하고 있는 요즘이다.

특히 베트남·라오스와의 수교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변화의 물결이었고 이 파도를 타고 이번에는 캄보디아에까지 외교적 진출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서울과 프놈펜에 각각 양국 대표부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은 완전한 대사급 수교가 아니라서 서운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대표부는 대사관과 똑같은 조직과 기능을 갖게 되고 주재국으로부터 대사관과 동일한 대우와 특권을 누리기 때문에 사실상의 대사급 수교나 마찬가지다. 또 대사급 외교관계수립이라는 마지막 형식절차의 완료도 이제는 시간문제다.

이로써 인도차이나 외교는 사실상 마무리되었고 아시아에서는 이제 미수교국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는 한결 마음이 편해짐을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인도차이나 국가들은 공산화와 월남전쟁 등으로 우리에게는 멀고 멀다는 거리감과 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같은 이질감이 있었다.

오랜 적대관계로 서로가 말조차 하기 거북스럽던 나라들끼리도 일단 마음의 문을 연 뒤부터는 인적 물적 교류가 급증하는 현상을 우리는 보아 왔다. 캄보디아보다 먼저 문을 열었던 인도차이나의 베트남과 라오스에는 한국과 국교재개후 각각 40억달러와 8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시아누크와 김일성간의 30년 친분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가 한국과의 외교관계 복원결단을 내리게 된 직접적인 동기도 바로 그러한 실리적 성과 때문이다.

앞으로 캄보디아와도 베트남 라오스에 버금가는 경제협력이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메콩강유역 개발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와 수교되고 나면 이제 전세계 1백89개국중 쿠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마케도니아 등 6개국만이 미수교국으로 남게 된다. 글자 그대로 전방위외교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발판을 세계 곳곳에 빠짐없이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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