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관련 금수 해제 무언의 압력영국정부가 광우병 파동이후 자국을 방문하는 각국원수 등 외빈들에게 메뉴를 선택할 여지도 주지 않고 영국산 쇠고기를 재료로 한 요리를 대접하고 있다. 때문에 광우병을 겁내 쇠고기를 꺼리던 인사들 마저 영국에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적어도 한번쯤은 쇠고기를 맛있게 먹는 시늉을 해야 한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도 14일 영국에서 쇠고기를 먹어야 했다. 공식방문차 영국에 도착하자 마자 첫번째 점심메뉴로 쇠고기 요리가 나온 것.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은 이날 버킹엄궁의 오찬메뉴를 시라크대통령의 의향도 묻지 않고 영국산 쇠고기 스테이크로 정했다. 하지만 시라크대통령은 쇠고기요리를 「맛있게」 먹었다. 시라크대통령은 이날 영국으로 출발하기 앞서 파리에서 가진 더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영국에 가서 쇠고기를 먹게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며 영국에서 치러야할 「통과의례」를 예상했던 것.
3월 광우병 사태가 일어나자 세계에서 제일 먼저 영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시킨 장본인인 시라크대통령은 이날 저녁 자신이 주최한 공식만찬에서는 존 메이저 영국총리 등 참석자에게 양고기요리를 대접했다.
영국은 지난달 런던에서 헬무트 콜 독일총리와 메이저총리간의 공식오찬 때도 쇠고기요리를 내놓았고 이에앞서 버밍엄에서 개최된 서유럽동맹(WEU)회담에 참석한 27개국 외무·국방장관들에게도 푸짐한 쇠고기요리를 돌렸다.
영국정부의 이같은 「쇠고기 공세」는 3월27일 이후 계속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영국산 쇠고기및 관련제품들에 대한 금수조치를 조기해제시키기 위한 무언의 압력이자 로비이다. 이날 버킹엄궁에서 시라크대통령이 쇠고기요리를 먹고 있는 동안 맬콤 리프킨드 영국 외무장관은 방송에 나와 『프랑스가 쇠고기 금수해제에 협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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