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범행신고 묵살관할 떠넘기기/피해자 범인오인·범행차량 수배 늑장도택시를 이용한 주부등 남녀5명 연쇄납치사건의 수사는 지난달 26일 첫사건 발생이후 20여일이 지난 14일까지도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미궁을 헤매고 있다. 이번 사건은 도심대로상에서 거침없이 연쇄납치를 저지른 범인들의 대담성과 함께 가장 초보적인 범죄대응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경찰수사력의 무능과 무성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있다.
우선 범인들이 택시를 강탈한 첫 범행때 경찰이 「최소한」의 대처만 했더라도 이번 사건은 일회성의 단순강도로 간단히 끝날수 있었다. 범인들은 지난달 26일 밤11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구구청부근에서 최모씨(39)의 서울3하2378호 쏘나타Ⅱ 개인택시에 탑승한뒤 최씨를 위협, 현금7만원과 택시를 강탈했다.
그러나 당시 강남서는 최씨의 신고를 받고도 『인명피해가 없고 피해액이 적다』는 이유로 보고조차 하지않은 채 자체묵살했다. 더구나 범인들이 최씨에게 『돈이 아니라 차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택시를 이용한 추가범행을 암시했는데도 택시에 대해 수배조치도 하지않는 무책임성을 보였다. 결국 범인들은 이 택시를 이용해 이후 본격적인 납치범행 행각에 나섰다.
2차범행때의 어처구니없는 경찰대응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범인들은 1일 상오11시40분께 동작구 사당동에서 김모씨(28·주부)를 납치, 2시간여동안 끌고 다니며 위협한끝에 현금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B은행 광화문지점에서 3차례에 걸쳐 2백20만원을 인출했다.
김씨는 즉각 파출소에 신고했으나 파출소마다 서로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고 떠넘기다 마포경찰서에 사건을 넘겼다. 그러나 경찰이 사건 4일뒤에야 수사 한 것이라고는 최씨에게 연락, 범행에 사용된 택시가 강탈된 것임을 확인하고 단순폭행사건으로 사건을 종결해버린 것뿐이었다.<박희정 기자>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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