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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타개” 당·정도 인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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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타개” 당·정도 인사바람

입력
1996.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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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 시장개방 과제 전문가들이 추진해야” 판단/공진태·양만길·방용덕 등 「실무 관료」에 요직 맡겨북한에 인사바람이 불고 있다. 평양, 남포, 나진·선봉 등 북한 정치·경제의 핵심지역 행정경제위원장이 지난해 말부터 지난 3월까지 모두 교체됐다. 또 UN주재 대사도 초대대사 박길연에서 3월 당국제부부부장 김형우로 5년만에 바뀌었다. 같은 기간 황남 및 함남 당책임비서도 교체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대적인 군인사를 단행했던 북한이 올해 들어 당·정으로까지 인사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평양 행정경제위원장에는 국가계획부위원장겸 생산지도국장과 황북행경위원장 등을 역임한 양만길, 남포 행경위원장에는 강선제 강연합기업소사장과 주폴란드대사를 지냈던 방용덕이 임명됐다. 방용덕은 90년대 초에도 한차례 남포 행경위원장을 맡은바 있다. 나진·선봉 행경위원장에는 3월 사망한 백화룡 후임으로 대외경제위원회위원장과 무역위원회위원장 출신인 정무원 부총리 공진태가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개 경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공진태는 김일성과 오진우(전 인민무력부장) 장의위원을 맡은 거물이다. 함경남도 행경위원장에는 제1기계공업부부부장과 평양행경위원장 등을 역임한 김풍기가 기용됐다.

행정경제위원장은 정무원의 지도 아래 단위지역별로 경제개발계획과 예산안을 작성하고 이를 집행한다. 상대적으로 기술 관료 성격이 강하며 지방자치제 실시 이전 우리의 도지사나 시장에 해당한다. 특히 남포와 나진·선봉은 북한이 경제개방의 시범 케이스로 여기며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으나 실적이 미미해 김정일의 애를 태웠던 지역이다.

따라서 이같은 인사 경향은 제한적 경제 개방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점차 테크노크라트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북한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평양행정경제위원장에서 해임된 박남기의 진로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그가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과 당중공업부장 당경제담당비서 등 주요경제보직을 두루 거친 경제통이기 때문이다.

한편 당쪽으로는 함남 당책임비서에 현철규 후임으로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당책임비서와 남포행경위원장 등을 지낸 이태연, 황남당책임비서에 김운기가 임명됐다.

통일원의 한 당국자는 『지난해부터 북한의 군과 당·정 인사교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김정일의 권력기반 강화보다는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인력 활용이라는 자체 필요성의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건강악화설이 나돌고 있는 정무원 총리 강성산과 최근 4자회담 제의 이후 새롭게 부각된 노동당부부장 이종혁도 요직 개편 분위기와 관련해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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