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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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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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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용맹스럽고 명령에 절대 복종하며 결코 잠자지도 실수도 하지 않는다」. 한 크메르 루즈 장군의 평처럼 지뢰는 완벽한 하나의 병사라고 할 것이다. 전쟁등이 끝나도 말없이 임무를 계속 수행하는데 그 무서움이 있다. 유니세프(UNICEF) 등의 조사에 의하면 이러한 지뢰가 현재 한국 등 64개국에 걸쳐 1억1천만개가 땅속에서 인간을 노리고 있다. ◆가장 많이 묻혀 있는 나라는 이집트로 자그마치 2천3백만개나 된다. 이란 앙골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도 각각 1천만개 이상이 전국에 널려 있다. 지뢰는 한번 묻히면 아무리 값싼 것이라도 제거하는데 개당 3백∼1천달러가 든다. ◆지뢰에 의한 희생자는 75년 이후 1백만명에 달하고 지금도 매달 8백여명이 목숨을 잃고 1천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희생자의 대부분이 어린이들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앙골라에는 팔과 다리가 절단된 어린이와 여성이 2만명이나 된다. ◆지뢰중 무서운 것은 대인지뢰지만 제작비는 개당 3∼20달러에 불과하다. 분쟁 등이 발생하면 지뢰가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생산자들은 인간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각가지 모양으로 이를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제네바에서 최근 열린 대인지뢰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가한 53개국은 80년에 제정한 「살상률 높은 재래무기에 관한 협약」을 개정, 97년 1월 이후 생산하는 대인지뢰는 일반적인 탐지장치에 의해 인식되고 설치후 30일 이내 자체 파괴율이 90%가 넘도록 한다는 등의 원칙에 합의했다. 그러나 9년이란 유예기간을 둠에 따라 대인지뢰의 완전 사용금지는 먼 훗날의 꿈이 되고 말았다. 지뢰는 터지는데 유예기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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