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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권논의 공륜화 되나/최근 당내 잇단 발언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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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권논의 공륜화 되나/최근 당내 잇단 발언에 관심 집중

입력
1996.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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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단일화·제3인물·권력구조 등 다양/DJ·JP 곤혹… 대응법 주목97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권논의는 DJ(김대중국 민회의총재)와 JP(김종필 자민련총재) 모두에게 현재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미묘한 사안이다. 4·11총선 부정진상규명과 검찰의 편파선거사정 및 여권의 당선자빼가기에 대한 야권공조가 최대현안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대권쟁취 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아직 분명히 제시할 수없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야권의 중진급인사들이 두 사람의 구상과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4·11총선 이후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측에서 이들의 거취문제까지 포함된 대선후보문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두 김총재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거론된 야권 대선후보문제는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DJ·JP후보단일화론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 통합을 하거나 민주당및 재야세력까지 포함한 범야권연대를 통해서 대선후보를 두사람중의 하나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둘째, 제3후보 추대론이다. 이 역시 야권통합이나 범야권연대를 전제하고 있으나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두 김총재가 2선으로 물러나고 참신한 제3의 인물을 내세우자는 의견이다. 셋째는 내각제 등 권력구조개편을 통한 차선책의 모색이다.

자민련 박철언부총재가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장한 내용은 첫번째 견해에 가깝다. 그러나 그가 DJ·JP의 2선후퇴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자민련 박준규최고고문이 9일 대구에서 회견을 갖고 밝힌 내용도 박부총재 주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자민련 김복동수석부총재의 주장은 두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국민회의의 정대철부총재가 지난 5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평적 정권교체의 대안이 반드시 DJ일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같은 흐름이다.

국민회의 조세형부총재 등이 제기하고 있는 범야권연대론은 DJ·JP의 배제여부가 불분명하다. 조부총재는 여러가지 재료가 섞인 어묵이 색깔은 다르나 한 몸체이듯이 일단 야권의 각정파를 하나로 엮는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국민회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역연합론은 권력구조개편론에 가깝다. 당장 내각제개헌이 성사될 수없기 때문에 내각제성격이 강한 현행헌법을 최대한 활용, 연립정부형태로 정권교체를 이룩하자는 내용이다. 즉 DJ·JP가 대통령과 총리직을 역할분담하고 TK측에는 국회의장자리 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두 김총재가 자신들의 거취와 직결되는 이같은 난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이계성 기자>

◎국민회의 시각/“불쾌” 표정속 일부선 긍정적/“야 혼선” 비판… 연합 가능성엔 기대

『왜 하필 이 시기에 그런 말을…. 그런데 새겨볼수록 감칠 맛이 있는 건 사실이네』

자민련 김복동수석부총재의 양김씨 배제를 통한 야권대권후보단일화 주장을 전해들은 한 국민회의 중진의원의 반응이다. 이 의원의 말처럼 김부총재의 발언에 대한 국민회의의 시각은 이중적이다. 겉으로는 불쾌한 표정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우선 국민회의의 공식입장은 『양김 배제주장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양당이 부정선거의 뿌리를 뽑기 위해 굳건한 공조체제를 갖춰 한목소리를 내는게 중요한데 왜 잡음이 나오느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대중총재는 『개인의 발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짐짓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핵심측근들은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다. 권로갑의원은 개인성명을 통해 『예의에도 벗어나고 내용도 타당치 못한 발언』이라며 『부정선거문제의 초점을 흐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채총재비서실장도 『가뜩이나 여권이 야권공조를 무너뜨리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있는 판에 야권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표정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비록 DJ퇴진을 전제로 하긴 했지만 TK의 대표적 인사가 호남세력과의 연대의사를 밝힌 점은 의미있는 일』이라는 시각도 적지않다. 한 중진의원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비PK지역이 한데 뭉치는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TK세가 DJ의 영향권에 있는 호남세와 힘을 합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며 『DJ퇴진요구는 대구·경북지역의 유권자들을 의식한 발언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TK―호남연합」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신효섭 기자>

◎자민련 기류/“시기 부적절” 주류측 발끈/TK측선 “할말 했다”… 갈등 소지도

자민련의 김복동 수석부총재가 지난 10일 「양김배제 대선후보단일화론」을 제기한 뒤 자민련 내부에 미묘한 갈등기류가 흐르고 있다.

김 부총재는 『김대중·김종필총재를 제외한 제3의 인물로 대선후보를 단일화해야 승산이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이에 김종필총재등 주류측은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부총재는 11일 상오 마포당사에서 김총재를 찾아가 『심기를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다』며 『언론에 원론적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간단히 해명했다. 이에 김총재는 『국회개원을 앞두고 야당이 한 목소리로 여당과 싸워야 할 때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러나 그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내 소신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김총재에게 직접 후퇴해야 한다는 말은 안했지만 정치를 오래한 분이라 알아서 챙길 것』이라고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김총재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얘기를 미리하면 도깨비가 웃는다는 말이 있다』며 「양김배제론」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룡환총장, 이동복총재비서실장등 주류측 인사들은 『여야대치정국에서 대권문제를 꺼내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다』며 김부총재의 발언배경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나 신민계와 대구·경북지역의 일부 인사들은 『김부총재가 할 말을 했다』는 반응이다. 그는 전날발언에 앞서 「JP 대권불출마론」을 제기한 김동길고문과 최근 오찬회동을 갖고 시국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고, 야권대통합론을 주장한 박철언부총재와도 교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행보가 주목된다.

김부총재의 발언은 「시기상조」라는 명분에 밀리고 있지만 대권논의가 본격화하면 당내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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