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때 콧수염기르고 독일식 개명/20여년간 히틀러찬양물 독에 전파『유대인과 집시, 흑인과 모든 유색인종은 열등한 종족이다』『아돌프 히틀러는 백인의 순수성을 보전하려 했던 위인이다』
30∼40년대 독일 나치즘 정권 당시를 연상시키는 섬뜩한 반유대·인종주의 구호를 담은 선전물들이 나치정권 종말 반세기가 지난 요즘도 여전히 유럽에서 횡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치선전물의 진원지는 놀랍게도 상당수가 독일이 아닌 미국 네브래스카주 링컨시티. 전파자는 히틀러와 나치즘 신봉자인 미국인 게리 라우크(42).
9일 독일 함부르크 지방법원에서는 독일이 20여년간 공적으로 수배해왔던 게리 라우크가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혐의는 반유대인등 인종주의 선동및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사건에 대한 부정.
라우크는 지난해 3월 덴마크에 사는 친구를 방문하러 왔다가 인종주의 선동혐의로 덴마크 당국에 체포돼 그해 말 독일의 요청에 의해 독일로 송환됐다. 미국에서 그의 활동은 사상과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미국헌법 덕분에 전혀 제지를 받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라우크는 10대시절 이미 히틀러를 숭상해 이름도 독일식인 게르하르트로 바꿨으며 히틀러의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74년 미네브래스카주에서 독일 나치당을 본뜬 「사회주의노동자당」을 창설, 나치즘과 히틀러를 찬양하는 각종 선전물을 독일로 전파했다. 나치정권의 문장이었던 하겐크로이츠(꺾어진 철십자)와 히틀러의 초상화, 인종주의 주장을 담은 글등이 주요 메뉴였다.
첫날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사상과 의사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보편적 권리라며 검찰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부정하는 행위 자체를 유죄로 규정하고 있는 독일법률이 부당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같은 변론은 그러나 독일에서 통독후 급격하게 세력을 신장해온 신나치주의자의 테러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다 라우크가 이들의 「집단적 광기」를 부추겼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 같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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