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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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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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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오래 떠나 있어야 할 때 가족들의 당부가 나라마다 다르다. 서구에선 주로 「용감히 살아갈 것」을, 중국에서는 「절약과 저축」을 강조한다. 그러나 일본은 「이웃과 빨리 친해질 것」을 당부한다. 대만기업들의 신입사원 교육 교재에 있는 내용이다. ◆한국은 그 예에서 빠져 있다지만 만약 포함됐더라면 「건강」을 강조했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모두가 그 나라의 역사 사회환경을 반영하는 것으로 서구의 선진화, 화교의 축적된 부, 일본상품의 세계시장 석권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 일본의 예는 현지 적응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특별한 뜻을 지닌다. ◆70년대초 일·중수교 직전 일본의 대기업들이 젊은 사원을 다투어 홍콩에 보냈다. 미쓰비시등 10여개 기업이 무려 1천2백여명을 3년씩이나 상주시키면서 언어, 습관, 생활방식, 음식, 심지어는 복장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현지화를 서둘렀다. 넉넉한 체재비, 긴 연수기간, 치밀한 프로그램등이 주변국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리 기업들도 최근 젊은 사원의 해외연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이 이미 다수인원을 해외에 장기체류토록 했고, 다른 기업들도 전지훈련(LG), 문화체험(쌍용·선경), 현장실습(유공), 특수업종사업 전략구상(대우)등 해외체험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인원도 몇십명에 이르며 기간 역시 보름에서 한달에 이르는 기업도 있다. ◆이중 한 기업이 엊그제 사원워크숍을 열어 해외연수의 중요성을 토의했는데 반드시 진출예상지역에 보낼 것, 연수기간을 대폭 늘리고 특히 현지의 언어교육에 치중할 것을 건의했다고 한다. 지금의 연수방식이 관광의 틀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게 사원들의 주장이었다. 대입수능시험과목에서 제외되었다 해서 시들해지고 있는 고교제2외국어 교육의 문제가 그래서 더욱 심각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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