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난민촌 포격싸고 갈등 더 깊어져/“미 분담금 지연 재선 차단 속셈” 분석『미국은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을 싫어한다. 사사건건 미국의 비위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미국과 맞서는 유엔사무총장은 재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가 최근 익명으로 미시사 주간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에 토로한 불만이다. 미국과 유엔의 가뜩이나 불편했던 관계가 최근들어 더욱 노골적인 신경전으로 번졌음을 보여 준다.
유엔이 최근 레바논에 급파한 현장조사단은 102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포격이 「실수가 아닌 고의적 무력사용」이라는 결론을 내려 반이스라엘 국제여론에 불을 질렀다. 이스라엘의 「방패」를 자처하는 미국이 발끈하고 나섰음은 물론이다. 니컬러스 번스 미국무부 대변인은 7일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의 이름을 들어 『그가 정당화할 수 없는 결론을 끌어냈다』고 비난했다.
민족분쟁으로 들끓는 부룬디 사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갈리총장은 7일 사태 중재를 위해 미국이 다국적군 구성작업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은 한마디로 이를 거절했다. 양측의 이같은 갈등은 부트로스 갈리총장에 대한 미국의 뿌리깊은 반감에서 비롯했다. 비동맹 주도국 이집트의 외무장관 출신인 부트로스 갈리총장은 미국에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평을 얻고 있다.
공식 파산까지 선언한 유엔의 재정난을 외면하고 분담금 지급을 늦추고 있는 미국의 태도도 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30억달러의 유엔 분담금 체납액중 절반인 15억달러의 분담금 지급을 11월의 유엔사무총장 선거와 연계시키겠다는 것이 미국의 공공연한 태도다.
미국은 유엔사무총장 선거에서 부트로스 갈리총장의 재선을 막고 개리스 에번스 호주외무장관이나 코피 아난 유엔사무차장등 친미 성향 인물로 대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부트로스 갈리총장에 대한 지지를 차단하려는 다양한 「갈리 목조르기」가 양측간 갈등의 핵심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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