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없던 원주민 3분의1 사망역사상 두창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첫번째 사례는 기원전 1160년 무렵 당시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5세가 두창으로 사망한 사실이다. 인도에는 그전부터 두창의 신을 모시는 사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질병의 역사는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두창은 곰보 실명 지체부자유 등 무서운 후유증을 남기지만 사망률 또한 높다. 독성이 강한 대두창의 경우 특히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사망률이 90%에 이르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피해사례가 아메리카 원주민의 경우이다. 아메리카 대륙에는 유럽의 침략자들이 가기 전에는 두창이 없었으며 따라서 면역력도 없었다. 약탈자들의 몸에는 총과 칼보다 더 무서운 무기, 즉 두창 바이러스가 들어 있었다. 비극은 시작되었다. 1518년부터 1531년까지 원주민의 3분의 1이 두창으로 사망했다. 사망률도 매우 높았지만 원주민이 받은 심리적 충격은 그 이상이었다. 무서운 병이 도는 데도 신은 원주민을 돌보지 않았다. 반면 에스파니아 무법자들은 끄떡없었고 이를 본 원주민들은 저항의지를 상실해 찬란하고 평화로운 아즈텍의 잉카문명은 너무나 허무하게 순식간에 붕괴했다.<황상익 서울대의대교수·의사학>황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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