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전국위원회는 앞으로 김영삼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9개월동안 집권당으로서 펼칠 정치의 내용과 정국의 방향, 즉 「YS정치계획」을 확정, 국민에게 선언한데서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정치계획은 김대통령이 당과 정치를 직접 이끌고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져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우선 당의 새대표로 관리형의 무난한 성격의 이홍구전총리를 지명, 승인을 받은 것은 당내에서 틈만 있으면 고개를 드는 이른바 대권논의의 차단과 함께 대권후보인사들간의 경쟁과 견제를 조종케하면서 강력한 통치권 행사와 함께 당을 친정체제로 지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김대통령이 치사에서 밝힌 「21세기를 준비하는 큰정치」의 제창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바탕으로 국민에 대한 약속도 약속이지만 야권 특히 김대중·김종필 두총재에 대한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 21세기를 준비하고 이끄는 큰정치를 위해 낡은 정치의 청산과 함께 세대교체를 강조하고 부패정치의 타파를 통한 깨끗한 정치를, 그리고 지역할거주의의 극복을 통한 국민통합의 정치를 역설한 것은 두 김총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김대통령이 안정속의 개혁을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과 명령으로 단정하면서 신한국당이 미래정당, 민생정당, 통일을 준비하는 민족정당으로의 지향을 다짐한 것은 이번 선거결과 수도권에서 야당을 제압한데 따른 자신감의 표현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제기한 낡은 정치의 타파와 세대교체도 그리고 큰정치도, 또 미래정당, 민생정당, 민족정당이 되는 길도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며 여당단독으로 될 수 없음은 말할 것도 없다. 안으로는 모든 당원으로부터 밖으로는 국민에게서 공감을 얻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과 당원을 움직여 그같은 과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집권당이 독선·독주를 지양하고 민주정치, 화해정치, 미래지향적인 정치를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일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당내민주화를 반드시 실현하고 집권당부터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당총재와 지도부만이 아니라 모든 당원들이 참여하여 당이 활기있게 움직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은 여야할것 없이 「새정치」 운운하는데 의구심을 갖고 있다. 90년 3당합당때 낡은 정치를 타파하고 희망의 정치, 신뢰의 정치, 성숙한 정치를 통해 새정치의 구현을 약속했던 것이 어떻게 됐는가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은 작금의 정국, 즉 구태정치와 3김씨에 의한 대결정치의 재연 조짐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큰 정치는 여당이 가슴을 활짝 열고 먼저 실천하는 초연하고 대범한 자세를 갖출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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