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안보는 유럽이” 미 중심 탈피 모색/구 소국까지 확대 움직임에 러 반발 장애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탈냉전시대를 맞아 새롭게 변신키 위해 다각적으로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49년 워싱턴조약에 의거해 출범한 나토가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역할들은 평화동반자계획(PFP)과 평화이행군(IFOR)파견을 들 수 있다. PFP는 「나토의 확대」라는 대전제하에 중·동유럽을 포함해 구소련의 각공화국들이 모두 참여하는 일종의 준군사적 협력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토의 확대를 극력 반대하는 러시아를 무마하기 위해 나온 편법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으나 유럽 각국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등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95년 데이턴협정에 따라 보스니아에 파견된 나토중심의 IFOR도 구유고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이처럼 나토는 외부적으로는 구소련 붕괴이후 과도기에 처해있는 유럽의 안보 상황에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미국이 중심이 된 나토에 대해 유럽각국들의 거부감이 표출되고 있는데다 미국내에서도 유럽안보는 유럽에 맡겨야 한다는 견해도 있고 나토확대를 반대하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등 현재까지의 나토의 변신노력에 대한 만만치 않은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러한 상황을 전제로 할 때 서유럽동맹(WEU)이 6일 체결한 공조체제강화 협정은 나토 변신의 다각화라는 맥락에서 살펴봐야한다. WEU의 정회원국들이 나토의 회원국이라는 이중적 성격으로 볼 때 사실상 미국과 WEU간의 협정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WEU의 역할 강화라는 측면도 있으나 「유럽의 안보는 유럽에」라는 개념이 점차 유럽각국에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이와관련, 폴커 뤼에 독일국방장관이 최근 나토를 유럽이 주도하고 미국을 유럽안보의 틀에 넣는 방향으로 나토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을 눈여겨 봄직하다. 미국과 나토의 유럽국들이 지난 2년간 논의해왔던 연합기동타격군(CJTF)창설에 최근 합의한 것도 나토의 향후 진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CJTF는 유럽각국군들이 미군의 직접 참여없이 미국의 병참시설등을 이용해 독자적으로 작전 하는 부대를 말한다. 이 CJTF에 독일과 프랑스등 유럽의 양대 강국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유럽의 안보축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나토가 미국이 아닌 유럽 주도로 성격이 바뀔 경우 러시아도 궁극적으로 중·동유럽국가들의 나토 가입에 크게 반대할 명분을 잃게 될 것이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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