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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전쟁의 기원」(우리시대의 신고전: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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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전쟁의 기원」(우리시대의 신고전:30)

입력
1996.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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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공개자료 바탕 새시각 제시/“남북 내부모순 해결위해 전쟁” 주장81년 출간된 브루스 커밍스(53·미 노스웨스턴대 국제비교연구소장)의 「한국전쟁의 기원」은 미국정부의 방대한 미공개 자료를 토대로 동족상잔의 원인과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남침설과 북침설이 맞서온 한국전쟁연구에 새 시각을 제시, 80년대 국내 소장학자들의 진보적 한국사연구에 동인을 제공했다. 이후 국내에서는 대구폭동, 제주 4·3사건, 여순반란사건등 해방정국을 뒤흔든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전반적 재평가 작업이 이루어졌다.

커밍스가 주목한 것은 미·소 양국에 의해 분할된채 각기 다른 성격의 정권이 들어선 45년 8월이후 남북에서 진행된 사회내부의 갈등. 당시 한반도는 정치 경제 사회등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개혁의 요구에 직면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미군정당국과 친미파가 관료·경찰·군조직을 장악하고 친일세력을 내세워 정부를 수립, 일제잔재청산을 시도하던 민족주의자들과 갈등을 빚었다. 해방이후 3년동안 남한에서 벌어진 각종 농민반란, 노동분쟁, 게릴라전등 다양한 양상의 충돌은 바로 이같은 갈등에서 기인한 것이다. 북한은 토지개혁, 근로조건 개선등 자립국가로 가는 기본적 개혁을 이루었으나 소련의 지배에서 벗어나 자주적 국가건설노선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결국 커밍스에 따르면 한국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북침이냐 남침이냐」, 혹은 「누가 먼저 총을 빼들었느냐」가 아니다. 왜냐하면 45년 해방직후 이미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이 남·북에서 내연되었고 50년 6월에 이것이 폭발적으로 터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은 남북 모두의 내부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커밍스의 결론이다.

60년대말 처음 평화봉사단원으로 내한한 커밍스는 진보적 연구시각 때문에 한동안 한국정부의 기피인물로 입국이 거부되기도 했다.

90년에는 「한국전쟁의 기원2」를 출간, 「트루먼도 원폭투하를 고려했다」는등 새로운 주장을 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학술회의차 내한, 『군사국가인 북한은 경제난 때문에 몰락하지 않는다』며 최근의 북한붕괴론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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