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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콤 카피라이터 김준희씨(광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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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콤 카피라이터 김준희씨(광고인)

입력
1996.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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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을수없는 그리움” 티슈카피로 주목/“글쓰기 취미·하루 100개 연습이 비결”지난해 선보였던 유한킴벌리 티슈 광고는 「크리넥스로도 닦을 수 없는 그리움이 있다」라는 카피로 주목받았다. 덜컹거리며 출발하는 기차와 창밖을 물끄러미 응시하는 여인. 기둥뒤에 서 있는 남자의 뒷모습. 뭔가 애잔한 사연이 숨어 있는 듯한 상황에서 등장하는 이 카피는 CF장면을 상징적으로 표현, 크리넥스에 대한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는 점에서 명작광고로 꼽힌다.

그림, 소리 또는 글로 어우러진 광고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문장으로 압축한 카피는 「광고의 꽃」이라 불린다. 광고는 피하고보려는 소비자들을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카피라이터는 돋보이는 자리지만 상당한 능력을 요구한다. 크리넥스 카피를 쓴 오리콤의 김준희씨(26)는 『하고 싶은 말을 분명히,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라고 말한다.

김씨는 크리넥스 카피로 한국광고연구원이 주는 「THE BEST AD 95」본상과 카피라이터의 영예인 「서울카피라이터즈클럽 광고상」을 받았다. 한해전에는 「그 언제나 넉넉한 베품의 고향이여, 산」으로 시작되는 유한킴벌리의 공익광고로 광고주협회주관의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을 받기도 했다. 경력 3년차의 풋내기(?)로서는 상복이 터진 셈이다. 그러나 오리콤이 회사의 최장수(20년) 광고주인 유한킴벌리를 그에게 맡긴 탓에 단순한 운이라고 볼 수는 없다.

『입사후 매일 100여개의 연습 카피를 쓰도록 한 회사의 강도높은 훈련과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랄까요』 그러면서 김씨는 『좋은 광고는 제작자와 광고주, 소비자의 요구가 일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피는 광고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로 들린다. 광고는 제품에 대한 장단점 분석과 시장조사등을 시작으로 본격제작에 들어간다. 초점을 제품에 맞출 것인지 아니면 회사이미지 제고에 주력할 것인지, 또 어느 이미지를 강조할 것인지가 이때 결정된다. 그뒤 제작팀이 영상과 카피를 만들고 최종적으로 광고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카피라이터의 공간이 무척 제한돼 있는 것이다.

김씨는 『내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카피를 만들어 내려면 카멜레온처럼 변신에 능해야하는데 감성이나 이성, 어느 한쪽에 치우치다보면 생명이 짧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유한킴벌리를 포함, 기린 두산백화 한국전지 데이콤등의 광고를 맡았던 김씨는 앞으로 자동차나 중공업분야도 해 보았으면 한다. 그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93년 11월 공채로 입사했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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