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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 위축된 시장 그나마 놓칠라”/미·불 무기판매 불꽃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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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 위축된 시장 그나마 놓칠라”/미·불 무기판매 불꽃격돌

입력
1996.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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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중동서 심해… 계약 막판뒤집기 예사/“세일즈맨 따로있나” 대통령도 발벗고 나서미국과 프랑스간에 「무기판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2일「미불 무기전쟁 돌입」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최근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에서 전개중인 양국의 격돌을 단적인 사례로 전했다.『최소한 세차례 이상의 전화.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가 F―15전투기를 구입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몇번이고 전화통을 잡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조지 부시 전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현지에 급파됐다.

60여대의 라팔전투기 판매를 추진해온 프랑스의 관련업계는 자크 시라크대통령이 내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는 길에 아랍에미리트를 잠시라도 들러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양국간 무기판매 대결이 달아 오르고 있는 것은 냉전종식이후 크게 위축된 세계무기시장에서 시장 쟁탈전이 사실상 미국과 프랑스 양국의 대결구도로 압축됐기 때문이다. 90년대들어 세계무기수출시장에서 미국은 50%이상, 프랑스는 10∼1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군수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프랑스를 쓰러뜨려 세계시장을 한 손아귀에 거머 쥐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양국의 대결은 특히 아시아와 중동지역에서 불꽃 튀는 양상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동아시아의 모국에서 정찰기 납품을 둘러싸고 맞붙어 프랑스제 애틀랜틱정찰기로 사실상 낙착되자 미국이 이 나라의 국방고위당국자를 갈아 치우도록 영향력까지 행사한 끝에 자국의 P3정찰기를 선택토록 막판 뒤집기를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또 아랍에미리트에서 1월 프랑스제 팡테르등 헬기 7대 도입계약을 하자 클린턴대통령이 알 나하얀느 국가평의회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앞으로 선처를 당부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기판매전이 격화하면서 양국간에 조정타협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달 국내 5대 방산업체 회장들로 구성된 사절단을 사상처음으로 워싱턴에 파견, 미국의 5대 군수업체 회장들과 회담을 가졌다. 양국은 이런 회담을 올 가을 파리에서 또 한차례 갖기로 했으나 워낙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타협이 원만히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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