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경은 눈 뜨고 앉은뱅이 일어나라』라는 성경구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는 컴퓨터 칩을 망막에 심어 시각장애인에게 빛을 찾아주는가 하면 척수에 극소형 전자장치를 이식, 하반신 마비환자가 걸을 수 있게 하는 전자신경보장구가 개발되고 있다.튀빙겐의 시각클리닉 원장 에버하르트 츠레너 박사는 망막 뒤에 이식하는 쌀알 반톨만한 컴퓨터 칩을 개발했다. 유전성 망막염환자들의 손상된 망막 뒤에 극소형 태양전지 7,000개가 달린 칩을 이식, 태양전지가 손상된 광수용부위의 기능을 대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태양전지는 빛을 전류로 바꿔 시세포를 자극, 시신경이 신호를 뇌로 전달한다.
본의 신경정보학자 롤프 에크밀러 연구팀은 「인공지능시각시스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망막 위에 극소형 전극이 달린 전자수신장치를 이식하고 태양전지와 칩, 발신장치 등이 달린 특수전자안경을 씌우는 것이다. 안경은 영상을 전자신호로 바꿔 발신장치를 통해 망막에 전송한다. 에크밀러는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큰 물체나 사람의 윤곽을 알아볼 수 있으며 4년안에 일반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두 연구팀의 성과는 신경전자보장구 기술에서는 세계 1위를 유지하겠다는 독일정부의 의지에 힘입은 것이다. 독일정부는 각팀에 1,000만마르크(51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하반신 마비자들도 대지를 밟을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독일의 신경외과의사들은 6년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줄리 힐씨(34·여)의 몸에 전선을 휘감고 척수 양쪽에 12개의 전극을 이식했다. 가슴에도 전류수신장치를 부착했다. 허리에 달린 발신장치는 단추를 누르면 다리근육에 발을 뻗으라는 명령을 내린다. 복잡한 장치를 통해 전류가 신경을 자극하자 힐씨는 지팡이를 짚긴 했지만 휠체어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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