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입은 모습이 멋있어 가입했죠”『이제 그만 집에 가십쇼오-』
밤 10시가 넘어서면 건국대 캠퍼스 곳곳에서 들리는 학내규찰대의 목소리다. 듣는 사람을 은근히 제압하는 컬컬한 목소리들이 대부분이지만 어째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목소리를 깔며 애써 점잔을 빼긴 했지만 결코 남자의 음색이 아니라고 여겨지면 그건 민위숙양(20·미생물공학과 2년·사진)의 목소리다.
민양은 건국대 학내규찰대의 홍이점의 한명. 야밤 캠퍼스 순찰에 나선 지 벌써 6개월째다. 동료 남자 규찰대원과 캠퍼스 순찰에 나서는 시각은 밤 10시. 술 취한 학생들, 컴컴한 나무 밑을 찾아드는 연인들, 「탈선」할 곳을 물색중인 고교생 등이 하나 둘 몰려드는 시간이다. 4∼5명씩 조를 짠 규찰대는 널찍한 캠퍼스를 돌면서 「야행족」들을 집으로 돌려 보낸다. 학교 정문에서 밤늦게 술 등을 교내로 들여오는 것을 막는 것도 규찰대의 일. 깊은 밤 캠퍼스의 파수꾼이다.
민양이 규찰대에 자원하게 된 것은 다분히 여성스럽다. 신입생 시절 제복을 입고 어른스럽게 순찰을 도는 선배들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란다.
민양은 『여자라고해서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시작했다』며 『규찰대일이 재미도 있고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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