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공연·맥주·트로트 개성 연출 5월로축제도 신세대답게.
대학 축제가 확 달라졌다. 공동체보다는 개성과 다양성이 강조되고 투쟁보다는 문화가 중심이다. 막걸리잔을 치켜들고 운동가요를 부르며 시국을 논하던 축제는 이제 아득한 옛 추억이 돼 버렸다.
연세대 의류환경학과는 다가오는 축제때 「얼굴 페인팅」을 할 예정이다. 약간의 돈을 내면 즉석에서 원하는 색깔과 무늬를 얼굴에 그려준다. 또 신문방송학과는 칵테일 만드는데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복학생이 주축이 돼 캠퍼스 칵테일바를 운영키로 했다.
고려대 씨름부는 여학생 씨름왕과 닭싸움왕을 뽑는다. 이화여대 학생회는 2002년 월드컵 유치 염원 축구대회를 열 예정이다. 또 고려대 동성애 모임 「사람과 사람」은 에이즈 감염자 인권 옹호를 위한 거리 사진전과 비디오 상영을 준비하고 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연인의 거리를 지정해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초상화도 그려주는 자리를 기획중이다. 뽀뽀나 진한 포옹으로 보는이들을 즐겁게 하면 무료다.
술문화 노래문화도 많이 변했다.
막걸리로 대표되는 축제는 지난해부터 맥주가 점령해 버렸다. 운동가요도 대중가요에 자리를 내 주었다.
연세대의 단과대나 과단위에서 여는 가요제 참가자들의 곡목은 대부분 대중가요다. 각 대학 총학생회도 더 이상 정치적인 기획사업이나 민중가수들의 공연을 고집하지 않는다.
축제때면 늘 감초처럼 끼던 집회도 사라졌다. 대신 이벤트사에 의뢰, 대중가수들의 대형공연을 벌인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혼재, 대화, 그리고 공존」이라는 제목으로 대중가수와 민중가수의 합동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에는 록그룹 부활, 패닉, 꽃다지, 권진원씨등이 참가한다.
또 경희대 총학생회는 개막제때 트로트 가수들을 초대할 예정이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기획행사로 록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전국 아마추어 록그룹의 신청을 받아 1등에 1백만원, 2등에 50만원등 상금도 준다.
연세대 총학생회 문화기획국장 김성훈씨(26·의류환경3)는 『학생들이 변하는데 학생회가 변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며 『올해 축제에서는 대학문화의 한쪽면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다양한 측면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유병율 기자>유병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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