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43%서 94년 28%로… 어음·외상결제 급증/어음 제도금융권 할인 51% 불과… 자금난 불러물건을 판매·납품한 중소기업들이 대금을 현찰로 받는 경우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어음 및 외상결제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이 2일 발표한 「어음제도 문제점과 정책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중소제조업체의 납품대금 결제방식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8년 43%에서 94년엔 28%로 낮아졌다. 그러나 어음결제비중은 88년 46%에서 94년 57%로 늘어났고 외상판매도 11%에서 15%로 악화했다. 어음은 중소기업의 자금융통을 최소 3개월이상 묶어두는 것으로 고질적 자금난과 연쇄부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어음을 금융기관에서 할인하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나 그나마 제도금융권의 할인여력은 전체 어음발행증가세를 못따라가고 있다. 94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어음발행 총규모는 61조원에 달하는 반면 제도금융권에서 할인된 어음은 51%인 31조원에 불과하다. 결국 나머지 30조원의 어음은 높은 이자를 떼고 사채시장에서 할인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금융기관 할인이 어려운 건설업어음은 총발행규모가 6조원정도이나 제도금융권 및 사채시장에서 할인되는 비중은 39%(2조3,000억원)에 그쳐 6할가량은 어음만기동안 전혀 현금화하지 못한채 잠겨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DI는 이에 대해 중소기업어음이 제도금융권에서 충분히 할인될 수 있도록 은행들이 신용도에 의한 은행대출금리 차등폭을 확대, 영세기업들이 높은 금리를 감수하더라도 사채이자보다는 싼 은행자금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할부금융 리스회사등 제2금융기관에도 할인업무를 허용하고 ▲신용보증기구에 대한 재정출연을 늘리며 ▲증권사에도 표지어음 매매·중개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성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