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시대의 문화·예술 진로 모색우리시대의 대표적 철학자인 박이문 포항공대 교수(철학과)가 자신의 학문세계와 인생관을 담백하게 펼쳐보이고 있다. 철학 예술 과학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지적 편력을 해온 노철학자의 반세기에 걸친 「진리를 사랑하는 자세」가 잘 드러나 있다.
「20세기말의 정신적 상황」이라는 서두에서 『금세기에 진행된 모든 철학적·사상적 조류는 진정 막을 내렸는가』라고 던진 화두는 오늘의 사상적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근대계몽주의의 해체를 시도한 포스트모더니즘이 지배하는 20세기말을 이성의 시련기라고 규정하고 이 시기에 대두된 철학사조를 조명하면서 진리의 판단기준으로서 이성에 대한 신뢰를 강조한다. 「이성의 허구성」을 내세우는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는 오히려 포스트모더니즘 자체가 철학적 활동이며 이성이 살아 있음을 역설적으로 입증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전통과 근대성의 관계, 합리성 문제 등을 이성의 관점에서 살피면서 인문주의 부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 하이테크 아트의 출현으로 상징되는 현재의 예술적 상황아래서 우리의 문화·예술적 진로를 모색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과학기술과 문명앞에서 인류는 어떻게 적응하고 어떠한 철학과 가치관을 가져야 할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한편 포항공대 창설자이자 세계적 물리학자인 고 김호길총장과의 숨겨진 인연도 밝히고 있다. 깊이 있는 성찰을 토대로 우리에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는 두고 두고 마음에 간직함직하다. 평생을 진리추구의 외길을 걸어온 노철학자는 4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당대간·1만원<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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