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돌파력·「원내대표」 이점불구 신중민주당 장을병공동대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3인 지도부중 이기택상임고문과 김원기공동대표가 고배를 마신데반해 장대표만 원내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즈음 장대표는 자세를 낮추고 말을 아낀다. 그가 지난해 12월 당통합과정이나 공천과정에서 보였던 저돌적인 스타일에 비하면 천양지차의 모습이다. 그 당시 이고문은 장대표의 과감한 면모를 보고 『앞뒤없는 전차』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때문에 총선후 그의 달라진 행태와 그 배경에 당내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2일 새벽,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그는 지역구인 삼척에서 중앙당으로 올라왔다. 그는 그날 기자간담회에서 『선거전보다 더 정중하게 이고문과 김대표를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표는 주변인사들이 『지도부 경선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세규합을 하자』고 권유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체제개편문제에 대해서도 『죽음을 각오하고 적지에 뛰어든 지도부를 일반낙선자와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몰인정한 일』이라며 당분간 현행 3인체제유지가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장대표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학자출신 특유의 성격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고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사실 그는 자신이 대표급이기도 한 개혁신당계 내부에서조차 소수파이다.
하지만 그가 이같은 한계 때문에 계속 「낮은 포복」을 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않다. 장대표는 월터 리프만의 「항구적인 소수파」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80년 「1백34인 지식인」서명운동으로 교수직에서 해직됐을때나 정치참여의 첫발을 「반3김」으로 시작했을때도 세의 과다에 개의치않고 외길을 스스로 선택해 왔다는 것이다. 장대표는 정면돌파방식과 나름대로의 판단력으로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있는 듯하다. 지난해 말 개혁신당의 통합수임기구에서 다수파였던 홍성우수석최고위원을 막판에 제치고 대표직을 쟁취한 것은 그의 돌파력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에도 장대표의 때를 기다리는 듯한 특유의 스타일은 적중했다. 3인지도부가 30일 합의로 그를 「정치적 대표」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KT(이고문)계와 비KT계로 양분돼있는 당내 역학구도에서 세가 약한 그가 단일대표직을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원내대표」라는 점이 유리한 국면을 맞고있다. 그러나 차기전당대회에서 그가 당권을 차지할 수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따라서 그는 진퇴양난인 「민주호」의 항법사로서 당의 활로를 모색해야하는 정치적 시험대에 서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